- 석회화 양성 환자, 이식신장 기능 소실률 3배 높아 … 사구체여과율 감소율 2.5배 빨라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교수
신장이식을 앞둔 환자에서 장골동맥이 딱딱하게 굳는 혈관석회화 증상이 나타나면 이식수술 후 신장기능이 나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골동맥은 골반내에 위치한 큰 동맥으로 이식수술시 신장과 연결된다.
만성콩팥병·투석 환자의 혈관석회화는 동맥경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특히 관상동맥이나 대동맥의 석회화는 심혈관계 합병증 및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 그러나 장골동맥의 석회화에 대한 임상적 의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양철우·정병하·문인성·김지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교수팀과 김석영·황현석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1999~2008년에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90명의 장골동맥 조직을 잘라 특수염색한 뒤 조직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48명(53.3%)에서 석회화가 일어난 부분에 색이 스며들며 혈관석회화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혈관석회화가 양성인 환자는 이식신장의 기능 소실률이 39.6%로 음성인 환자의 14.3%보다 3배 높았으며, 이식신장의 8년 생존율은 약 40% 더 낮았다.
사구체여과율의 경우 혈관석회화 양성인 환자는 1년에 분당 10㎖씩, 음성인 환자는 4㎖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혈관석회화가 진행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이식신장의 기능이 약 2.5배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일정 시간에 특정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혈장량이다. 90㎖/min/1.73㎡(분당 체표면적당 사구체여과율) 이상이면 정상, 15㎖/min/1.73㎡ 미만이면 신장기능이 거의 없는 상태로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하다.
양철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신장이식을 받는 수혜자의 혈관 중 공여자의 신장과 연결하는 장골동맥의 석회화가 생존율과 기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혈관이 딱딱하게 굳으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고 이로 인해 신장기능이 저하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식을 고려 중인 만성콩팥병 및 투석환자는 혈관석회화를 예방해야 이식신장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를 피하고 인 조절을 위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이식학회 공식학술지인 ‘이식(Transplantation)’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