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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덕 원자력의학원 박사 “암 전이 유전자 경로 밝혀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9-01 18:06:53
  • 수정 2014-09-05 15: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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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plex l 효소, 활성산소 생성해 암전이 촉진 … p21 단백질, 암세포 전이 억제

엄홍덕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미래창조과학부는 암세포에서 변이가 자주 관찰되는 ‘complex I 효소’와 ‘p21 단백질’을 통해 암 전이가 조절되는 경로가 밝혀졌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암 전이를 막는 새로운 치료기술의 개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complex I은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거대 효소로 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고, p21는 세포 성장을 조절한다.
 
‘두 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은 치료법이 제한적이거나 치료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다. 특히 암 전이가 일어나는 원리에 대해 밝혀진 바가 거의 없어 극복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66.3%인데 반해 전이암 생존율은 18.7%에 불과하다.

엄홍덕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팀은 폐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complex I 효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효소의 조절 경로를 확인했다.

complex I 효소는 활성산소 생성을 통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데, 이런 전이 과정은 세포사멸 단백질로 알려진 ‘Bax 단백질’을 통해 제어된다. Bax단백질은 결함이 있거나 체내에서 필요가 없어진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또 세포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단백질이 암 전이를 촉진하는 물질(slug)을 분해해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과 이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분자적 결합과정도 처음으로 규명했다.

p21 단백질은 암 억제인자로 유명한 p53을 비롯한 다른 단백질들과 거대 결합체를 형성해 slug를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p21과 p53의 협력성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 작용은 억제하고, 암 전이를 억제하는 작용은 상승시키는 치료법의 실용화 가능성이 열렸다. 또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암 전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분자생물학 및 암 생물학 학술지인 ‘유럽분자생물학회지(EMBO Reports)’와 ‘온코타깃(Oncotarget)’ 최근호에 게재됐다.

엄 박사는 “그동안 암환자에서 complex I 과 p21의 변이가 많이 관찰됐지만 의미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며 ”이번에 규명된 전이 경로를 바탕으로 암 전이 억제를 극대화하는 물질 및 기술을 개발하면 암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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