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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눈 감추듯 먹는 다양한 ‘게’ … 종류별로 알고는 먹어야
  • 정종우 인턴 기자
  • 등록 2014-07-14 16:04:45
  • 수정 2016-02-18 03: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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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는 대게·홍게·킹크랩, 서해는 꽃게 … 성질 차 열 많은 사람에게 도움

꽃게는 서해에서 주로 잡히고 찜,탕,장,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게는 우리 민족과 친숙해 속담에 자주 등장한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는 듯 하다’라는 속담은 게의 몸 밖으로 돌출 돼 있는 두 개의 눈이 위험을 감지하면 몸 속으로 숨어 버리는데 그 동작이 민첩해, 음식을 단숨에 먹어 치우는 형상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중국에서도 게를 즐겨 먹었다. 과거 동진(東晉)의 필탁(畢卓)은 ‘한 손에는 게다리를 들고 한 손엔 술잔 들고 주지(酒池)를 헤엄칠 수 있다면 일생 무엇을 더 바라리오’라 하면서 게의 맛을 극찬했다. 게는 국내와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즐겨 먹는다. 국내에서는 대게, 홍게, 킹크랩, 참게, 꽃게 등을 주로 먹는다.

국내에서 잡히는 게는 크게 서해와 동해의 게로 나눈다. 동해의 게는 서해의 게에 비해서 크기가 크다. 수심이 깊을수록 큰 게가 자라기 좋기 때문이다. 또 겨울에 한류가 더 많이 동해에 흘러 들어와 큰 게들이 살 환경이 조성된다. 서해는 비교적 수심이 얕아 크기가 작은 게들이 주로 서식한다.

동해의 영덕, 울진, 포항 등은 대게 산지로 이름 높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영덕대게는 고려시대 태조 왕건이 940년에 경북 영덕의 차유마을(현 축산면 경정2리)에서 대게를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국에 11개의 자해(紫蟹, 오늘날 대게와 홍게)가 나는 곳으로 영덕과 영해(현재 영덕군 영해면) 등을 꼽았다.

영덕에 국내 최대 규모의 대게 집하장이 있다. 그 지역 부근의 대게가 영덕에 모여 전국으로 흩어진다. 대게는 경상북도 이북의 동해안부터 북쪽으로 함경북도까지 서식한다. 함경북도 연안의 냉수역 지대에 서식하는 게 더 씨알이 굵다. 동해안 대게잡이 배들은 대부분 같은 지역에서 대게를 어획한다. 같은 대게라도 어디에서 온 배인가에 따라 산지가 달라진다. 어디 지역대게라고 구분하는 것은 생물학적 분류상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영덕측 사람들은 영덕게를 예부터 죽해(竹蟹)라는 별칭으로 불렀고, 울진게는 그냥 자해(紫蟹)라고 했다. 외양으로 봐 영덕대게의 몸통은 등쪽이 주황색에 가깝고, 배쪽은 흰빛에 가깝거나 약간 노란색을 띤다고 영덕 주민들은 주장한다. 반면 같은 동해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도 울진대게 등 다른 지역 동해게는 몸통의 등쪽이 더 붉은빛을 띠고 최대 갑폭(가로폭)의 좌우에 각각 한개씩의 작은 가시가 있다고 폄하한다. 그러나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서 이런 구분이 가능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게의 갑각(甲角)은 둥근 삼각형 모양으로 크기는 13~15㎝로 국내에서 나는 게 중 가장 크다. 한류성 게로 30~1800m 깊이의 진흙 및 모래바닥에서 산다. 한국, 일본, 캄차카 반도,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에서 분포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게란 이름이 게의 크기가 커서 지어진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대게라는 이름은 대나무와 다리의 모양이 비슷해 붙여진 것이다. 영어로는 ‘snow crab’으로 눈이 오는 곳에서 주로 잡힌다 하여 이렇게 불렀다. 실제로 대게는 겨울에 많이 난다.

대게의 종류 중 하나인 홍게도 동해에서 주로 잡힌다. 대게보다는 다소 작지만 생김새가 비슷해 붉은대게로도 불린다. 가격도 저렴하다. 작은 것이나 암컷은 가격이 더욱 저렴해 살을 어묵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 일본 등에 수출한다. 대게의 대체품으로 먹다가 최근에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음식점에서 국물 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길거리에서 대게라 써서 붙이고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게를 판매하는 트럭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홍게를 대게로 속여 파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맛은 대게보다 못하지만 수입대게보다는 좋다. 좋은 홍게는 대게보다 맛있다고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킹크랩도 인기다. 이름에서 착각하기 쉽지만 대게와 완전히 다른 종이다. 오히려 집게(hermit crab, 일명 소라게)와 비슷하다. 다리 수도 10개인 대게와 달리 8개다. 200m 이상의 깊은 바다에 살고, 겨울에 동해로 한류가 들어올 때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힌다. 고급 식자재로 쓰여, 가격도 대게와 홍게에 비해 비싸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많이 잡혔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해 예전보다 덜 잡혀 대부분 수입한다. 러시아산과 샌프란시스코산이 유명하고 국내에는 러시아산이 주로 들어온다. 이들 게는 멀리 하와이까지 원정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활동량과 식성이 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해에서는 꽃게가 많이 잡힌다. 연평도 근해에서 수확하는 꽃게가 전체 어획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다른 게들과 달리 헤엄을 잘 치기 때문에 영어로 ‘swimming crab’이라 불린다. 국내에서는 곶(串)게로 불리다가 발음 상 변형돼 꽃게가 됐다. 크기는 평균 8~9㎝로 몸이 마름모꼴 형태다. 수심 20~30m 지점에 살며 모래가 깔려있는 곳에 산다.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헤엄치면서 먹이를 잡아먹는다. 한국인이 게하면 주로 떠올리는 것이 꽃게일 정도로 매우 흔하다. 찜, 탕, 장, 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산란기인 6~8월 중 7~8월에는 어획을 금지하는 금어기로 정하고 있다. 6㎝ 이하의 꽃게는 보호를 위해 수확을 금지한다.

꽃게 수확량은 해마다 비슷하다. 꽃게잡이는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10년 11월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약 한달 반동안 꽃게 수확을 하지 못해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태풍이라도 올라오면 수확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로 바닷물이 뒤섞여 바다 속의 생태환경이 바뀌어 꽃게가 제대로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20여년 전부터 중국불법어선이 밤에 몰래 들어와 산란기 꽃게와 새끼 꽃게를 쓸어가고 있다. 산란기의 꽃게에는 5만마리 정도의 알이 있어 무작위로 잡으면 수확에 큰 피해를 입는다.

연평도 꽃게잡이 업자는 “중국어선의 그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그물보다 촘촘해 어린 꽃게까지 모두 쓸어간다”며 “해경이 단속을 하고 자체적으로도 하지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민물게인 참게도 과거부터 우리나라 조상들이 즐겨 먹었다. 조선 후기 최대의 실학자인 정약용이 집필한 ‘자산어보’를 보면 참게의 형태, 생태, 잡는 법이 자세히 적혀있다. 또 조선시대 순조 때 ‘규합총서’에는 보관법, 젓갈 담그는 법, 굽는 법 등 요리법이 나온다. 둥근 사각형의 모양에 크기는 약 63㎜로 바다와 가까운 하천유역에 많이 산다. 논두렁 및 논둑에서 구멍을 파고 살기도 한다. 식성은 잡식으로 가을에 살던 곳을 떠나 바다로 내려간 뒤 이듬해 알을 낳는다. 부화한 유생은 다시 민물로 올라와 자란다. 가을에 바다로 내려가는 것을 발을 쳐서 잡았는데 주로 간장에 담갔다가 먹는다. 최근에는 농약과 환경오염으로 개체수가 줄어 중국에서 대량으로 수입한다.

게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뜨겁고 열이 많은 사람의 열기를 식혀준다. 어혈도 풀어주고, 뼈와 인대가 상한 사람이 체력이 약할 때 빨리 치료되도록 도와준다. 산혈, 속절상, 치근골 손상, 칠창(漆瘡) 등에 효과 있다. 가슴 속이 답답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며, 위의 기능을 강화해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킨다. 출산 후 통증을 치료하고 여성의 생리장애를 고칠 수 있다. 열량이 낮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이 있어 비만, 동맥경화증, 심장병, 고혈압, 성인병을 예방한다. 타우린 등 아미노산 성분이 간장 기능을 강화시킨다.

게는 신선도가 중요하다. 프롤린·글리신·알라닌·아르기닌 등 유리아미노산,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TMAO), 베타인이 주성분인데 이들은 단맛이 가미된 좋은 맛을 내지만 양이 많아 부패하기 쉽다. 소화기관이 약하고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 병이 오래돼 잘 낫지 않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감은 수렴작용을 하는 탄닌 성분이 있어 고단백인 게와 같이 먹으면 단단히 엉겨 소화불량을 초래한다.

도움말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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