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암치료를 가능케 하는 치료효율 증진물질이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사선을 쪼여도 잘 죽지 않는 암세포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방사선치료 효율을 높이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요법과 함께 암의 3대 치료법으로, 환자 상태가 수술받기 어렵거나 수술이 어려운 부위에 암이 생겼을 때 시행된다. 그러나 방사선에 쉽게 죽지 않는 암세포들이 존재해 치료효과를 떨어뜨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사선치료 효과를 낮추는 물질이나 항암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왔다.
황상구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연구기획실장(생물학 박사)팀은 신경세포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HRP-3’ 단백질이 암세포에 많이 발현돼 있으면 방사선치료 과정에서 암세포가 잘 죽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이 단백질이 폐암에 대한 방사선치료 효율을 저해하는 주요 인자라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연구팀은 HRP-3단백질을 제어해 방사선 치료효과가 향상되는 기전을 환자의 유전적 특이성으로 밝혀내 맞춤형 치료효율 증진기술을 개발했다. HRP-3를 억제하면 항산화분자가 감소하면서 생체내 활성산소가 원활히 제거되지 않게 되며, 이런 경우 과다 축적된 활성산소가 암세포 사멸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해 9월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p53’ 단백질을 보유한 폐암 환자의 검체에서 이같은 기전을 확인하고, 이를 이용한 치료효율 증진물질을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번 후속 연구로 p53단백질을 보유하지 않은 폐암 세포주를 대상으로 HRP-3단백질을 이용한 치료효율 증진물질을 개발함으로써 유전정보별 맞춤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암세포에 대한 방사선 및 항암제 내성을 제어하는 치료효율 증진물질은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특허 출원됐으며, 이번 달에 국제특허(PCT)에 출원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폐암 환자 대상 방사선치료 예후 예측, 바이오 진단키트 개발, 표적 암치료 신약 개발 등에 적용돼 5년내 임상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박사는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환자의 유전정보를 분석하면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며 “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 맞춤치료로 폐암에 대한 방사선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내년 진행되는 2단계 사업에서 항암제와 방사선의 병용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폐암 환자의 치료효율을 약 20% 이상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