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석우 교수 “종양조직에서 비정상적 과발현” … ‘되먹임 활성기전’ 통해 암 형성·전이 촉진
남석우 가톨릭대 병리학교실 교수
남석우 가톨릭대 병리학교실 교수팀은 간암 발병원인으로 알려진 유전자 ‘HDAC2(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2)’의 조절 기전을 규명해 새 치료법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는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단백질로 암세포 증식, 암 줄기세포 활성화, 암세포에 영양공급하는 혈관 형성, 항암제 내성 발현 촉진 등에 관여한다. 종양 생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과발현되기까지의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남 교수팀은 간암환자 100명의 간조직을 검사한 결과 HDAC2 유전자가 종양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발현되고, 이 유전자가 과발현된 환자군에서 예후가 나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간암은 발생 과정에서 세포내 다양한 신호전달체계가 교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mTORC1 활성에 의해 HDAC2 과발현이 유발되고 이런 HDAC2는 다시 mTORC1을 더욱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하위분자인 AKT를 활성화시키는 되먹임 활성기전(positive feedback loop mechanism)으로 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TORC1은 생물현상에 필요한 다양한 세포신호를 억제하는 인자로 암 형성 및 전이를 촉진한다. AKT는 세포의 성장·침윤·전이·대사, 혈관 생성 등을 촉진하는 효소다. 1990년대 말 대부분의 종양에서 이 효소가 활성화돼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HDAC2 발현이 억제된 간암세포주를 실험용 쥐에 이종이식한 결과 종괴(장기에 발생한 종기) 발생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HDAC2 조절 기전의 신호전달체계를 타깃으로 하는 간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들이 간암 발생에 관여하는 기전을 밝혀낸 만큼 새로운 치료전략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저명 암 학술지인 ‘암연구’(Cancer Research, 논문영향지수 8.756) 온라인 최근호에 게재됐다.
지난해 발표된 2011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간암 발생률은 7.6%로 남녀 통틀어 다섯번째로 높았다. 5년 생존율은 28.6%로 갑상선암(100%), 대장암(73.8%), 위암(69.4%)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