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용출스텐트가 일반금속스텐트보다 심근경색 등을 유발하는 혈전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효수·박경우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팀은 2002~2013년 진행된 전세계 113개 임상시험에서 8개 주요 스텐트를 사용한 환자 9만584명의 임상결과를 메타분석하고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DES 일종인 ‘코발트-크롬 에버롤리무스 약물 용출 스텐트(Cobalt-chromium everolimus-eluting stents, CoCr-EES)’는 BMS에 비해 스텐트 혈전 발생률이 6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P-BES는 BMS보다 44% 낮았다.
스텐트 혈전증은 심장관동맥스텐트를 삽입한 후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 안에 혈전(피떡)이 생겨 혈관이 다시 막히는 합병증이다. 심근경색 등을 유발해 환자를 사망케 할 수 있어 주요 해결과제로 지목돼왔다.
BMS는 1994년 등장한 최초의 금속 스텐트로 이식 후 혈관이 다시 좁아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었다. BMS 이후 모델인 DES 등의 경우 금속철망에 발라진 특수약물이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그러나 DES도 단점이 있다. 이 스텐트에는 약을 혈관으로 보내는 ‘폴리머(Polymer)’가 포함돼 있는데, 최근 연구결과 이 성분이 염증이나 스텐트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개발된 BP-BES는 폴리머가 생체내에서 자연 분해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안전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CoCr-EES 등 일부 DES가 BP-BES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oCr-EES는 BP-BES에 비해 1년내 스텐트 혈전 발생률이 42% 낮았다. 이는 스텐트 안전성을 결정하는 데 폴리머의 특성 및 분해 여부뿐만 아니라 금속, 약물 등 인자의 조합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동안 각각의 스텐트를 비교하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돼왔지만 스텐트별 개별 성적을 한눈에 비교하기는 어려웠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료현장에서 어떤 심장관동맥스텐트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실적인 해답을 제공한다”며 “국내 심혈관학계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제시할 정도의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도 자랑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독창성과 임상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