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감염의 주된 원인균인 ‘MRSA(Methicillin-Resistant S. Aureus,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로 인한 ‘VAP(Ventilator-Associated Pneumonia,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환자에게 충분한 초기치료를 시행할 경우 사망률은 15.4~38%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37~91%로 급격히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기존 반코마이신이나 테이코플라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어 리네졸리드가 추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7~9일 3일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감염학회·대한화학요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에밀리오 보자(Emilio Bouza) 스페인 마드리드대 미생물감염학과 교수가 ‘MRSA 중환자를 대상으로한 올바른 항생제 선택(좌장,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을 주제로 국내 의학자들과 이같은 견해를 나눴다고 27일 소개했다.
보자 교수에 따르면 VAP환자를 ‘반코마이신(vancomycin)’으로 치료한 경우 ‘MIC(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 최소억제농도)’와 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자 교수는 “MRSA치료에 대해 반코마이신, 테이코플라닌과 같은 기존의 글리코펩타이드 계열 항생제에는 한계가 있다”며 “반코마이신은 많은 중환자실에서 사용하고있는 MRSA 1차치료제지만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최소억제농도가 증가하고 있어 치료 실패율이 높고 신독성 발생 등의 문제점을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테이코플라닌 처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테이코플라닌은 반코마이신에 비해 이상반응이 적고 1일 1회 투여 등 몇 가지 장점이 있지만 내인성 활성이나 살균효과가 반코마이신보다 낮고 내성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MRSA로 인한 심내막염이나 심각한 패혈증 중환자의 치료에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답토마이신은 균혈증 및 SSTI의 1차 치료제이지만 답토마이신으로 균혈증을 치료한 MRSA 환자의 내성 발생을 살핀 코호트 연구 결과 39%에서 MIC가 두드러지게 증가했으며 30일 내 사망률이 32%였다고 밝혔다.
보자 교수는 MRSA로 인한 원내감염 폐렴환자 진료 시 치료제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관련 연구로 ‘자이복스(성분명, 리네졸리드)’와 반코마이신의 치료 효과를 1대1로 비교한 ‘ZEPHyR(Linezolid vs. Vancomycin In the Treatment of Nosocomial Pneumonia Proven Due to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를 소개했다.
ZEPHyR에 따르면 연구 1차 종료점에서 자이복스의 치료 성공률은 57.6%로 반코마이신의 46.6%보다 통계적으로 치료효과가 높았다. 또 원내감염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자이복스와 반코마이신 혹은 테이코플라닌을 비교한 다른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자이복스의 치료효과가 더 높으며 이상반응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자 교수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고려해보니 현재 사용되는 항생제 중 자이복스가 MRSA로 인한 폐렴 중 중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제로 권장된다”며 “스페인화학요법학회 등의 MRSA감염 가이드라인은 피부 및 연조직감염과 뼈 및 관절감염의 치료에 리네졸리드를 1차 치료제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코마이신의 최소억제농도가 1.5㎍/㎖을 초과할 경우 리네졸리드의 사용이 권장된다.
그레고리오 마라뇽(Gregorio Maranon) 종합병원 미생물감염학과장을 겸직하고있는 에밀리오 보자 교수는 600여편의 논문 및 저서를 집필한 미생물 감염학계의 저명한 학자다. 아울러 ‘스페인 임상미생물감염병학회(Spanish Society for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s)’의 창립 멤버이자 전 대표이며 ‘유럽 임상미생물감염병협회(European Society of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s)’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