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열시 세포 전반 고사, 80년 이어진 정설 뒤집어 … 통증 약해 치료시기 놓칠 때 많아
김양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양수·이효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주변 세포뿐만 아니라 세포 전반이 고사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는 1934년 코드만(Codman) 박사가 발표한 후 현재까지 정설로 여겨졌던 ‘회전근개 파열은 처음 시작되는 부위인 상완골(팔꿈치와 어깨 사이에 있는 긴 뼈) 부위에서 시작돼 점차 근위부(몸의 중심에서 가까이 있는 곳)로 진행된다’는 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회전근개가 파열된 환자 14명과 어깨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7명의 세포를 비교 분석한 결과 회전근개가 파열됐을 때 세포 고사율이 훨씬 높으며, 이런 경우 파열된 부위뿐만 아니라 세포 전체에서 고사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로 어깨의 안정성과 운동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등의 행위는 힘줄을 약해지거나 찢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이 때 약해진 힘줄이 어깨뼈에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것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어깨 통증환자의 약 70%, 60대 이상 일반인의 50%에서 관찰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레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발생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회전근개가 파열됐을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은 어깨통증이다. 어깨관절 자체보다는 팔 아래쪽 부위에서 통증을 느낄 때가 많다. 간혹 통증이 손끝이나 목으로 뻗쳐 목디스크로 오인할 때가 있다.
이 질환의 특징은 어깨손상 정도에 비해 통증 강도가 약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회전근개 파열 환자가 초기 약물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세포 고사는 파열 부위뿐만이 아닌 세포 전반에서 일어난다는 게 밝혀졌다”며 “이 때문에 지금까지 시행했던 ‘파열 단면 변연절제술(파열된 단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수술)’은 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봉합한 회전근개의 재파열률을 낮추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무리하게 집거나 어깨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며 “스트레칭으로 어깨근육을 강화하면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국제학술지 중 피인용 지수가 가장 높은 ‘미국스포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6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