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희(왼쪽)·변경희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교수

이봉희·변경희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교수팀은 환자의 혈액과 조직을 바탕으로 암을 손쉽게 진단하고 진행 단계와 예후를 판별하는 분자진단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진단법은 암 관련 유전자 발현과 분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IT(전기전자)·BT(바이오기술) 융합기술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포 내 단백질의 위치와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이번 연구에는 이기영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교수와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동참했다.

이 진단법은 종양의 발생 여부 및 예후, 원발암 및 전이암 여부, 전이 가능성, 치료에 적합한 약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환자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기능도 갖췄다. 새로운 진단법은  하루만에 검사결과가 나온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조직검사는 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판별할 뿐이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1주일이 소요됐다.  

암진단 키트는 수술 후 떼어낸 암 조직을 병리과에서 염색하는 것을 의미한다. 암을 조기발견 하는 혈액검사와 달리 암의 예후를 진단함으로써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 특허출원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둔 이번 연구결과는 암 진단법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봉희 교수는 “분자진단법은 저렴한 비용으로 단 하루 만에 종양의 여부 및 진행 단계와 예후가 좋을지 예상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암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뇌종양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에 혈액이나 소변을 묻혀 종양 여부 및 예후 등을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또 같은 원리로 갑상선암 등 주요 암의 예후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약 7년간 연구한 끝에 이같은 성과를 이뤘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유전체학 전문학술지인 ‘게놈리서치(Genome Research)’에 게재됐다.
정부는 신의료기술 개발을 통한 의료산업화를 국가 미래성장 동력의 하나로 삼고 가천대 길병원, 아주대병원 등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가천뇌융합과학원 등과 함께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