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글로컬소화기병센터는 지난 13~14일 원내 지하 3층 대강당에서 ‘글로컬소화기병센터 국제워크숍’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워크숍은 작년에 이어 ‘복부초음파 및 내시경’에 초점을 맞췄다. 내시경은 소화기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많은 의사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로 세계적인 대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내시경 치료방법을 내놓고 있다.
미세한 변화이긴 하지만 날로 새로운 테크닉이 등장해 의사들도 빠른 업데이트를 필요로 한다. 이에 인도, 일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중국 등 6개국 해외 소화기내시경 전문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상부위장관질환의 최신 내시경진단과 치료 및 상복부초음파진단에 대한 강의 및 라이브 시연이 진행됐으며 IT기술의 발전으로 국제 의료학술대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3일 진행된 워크숍은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최신 위내시경 치료법(up to date Therapeutic Endoscopy)’, 2부는 ‘위장관 내시경 치료법(Therapeutic GI endoscopy)’, 3부는 ‘면역조직화학염색상 병변(pancreatobiliary lesions)’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를 준비한 심찬섭 건국대병원 글로벌 소화기병센터장은 “최근 국제회의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해외 연자를 초청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대안으로 마련된 텔러컨퍼런스의 등장은 시술자나 연자가 자기 나라에서 직접 강의와 라이브 시연을 진행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새로운 형태의 국제회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심 교수의 인사말로 워크숍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일본의 시미즈 슈지(Shimizu Shuzi) 큐슈대(Kyushu University) 내시경 진단 및 치료과 교수는 ‘위내시경 원격교육: 세계적 기술향상과 향후 나아갈 방향’(remote education of endoscopy: global updates and future directions)’에 대해 강의했다. 시미즈 교수는 “내시경수술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네트워크를 통한 학술교류는 소화기내시경학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토요나가 타카시 고배대(Kobe University)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절제술의 품질관리의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조기 위암과 조기 대장암 환자에서 내시경 수술의 세계적인 대가로 평가받는다. 이날 그는 위암과 조기대장암 환자에서 개복수술없이 내시경으로 절제술을 시행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심찬섭교수는 최근 거대한 담관 내 담석을 개복하지 않는 비수술적 방식인 ‘풍선확장술’로 담석을 제거하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는 간내 담석증 환자의 옆구리를 통해 레이저를 이용한 내시경으로 담석을 부숴 제거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홍콩의 필립 최(Philip Chiu) 프린스 오브 웨일즈(Prince of Wales Hospital) 외과 교수는 ‘Per-oral cholangio-pancreatoscopy(POEM 경구내시경 담도췌장조영영상하 근층절제술)’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POEM은 식도무이완증(esophageal achalasia, 식도이완불능증) 환자에게 시행하는 최신 시술로 식도 중간층에서부터 식도점막하층으로 터널을 만들어 식도에서 위 접합부위까지 들어가 2개의 식도 근육층 중에 내측의 근육층만을 절개하는 고난이도 시술로 참석자의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한 인도의 나게시워 레디(Nageshwar Reddy) 하이데라바드 아시아소화기병학연구소(Asian institute of gastroenterology) 교수는 ‘새로운 췌장 괴사 내시경치료법(Newer approaches to endoscopic therapy of pancreatic necrosis)’을 주제로 내시경으로 궤사조직을 제거해 치료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으로 워크숍의 열기를 더했다. 그는 이어 십이지장 유두에 생긴 종양으로 황달이 생긴 환자에게 개복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종양절제술을 시술하는 과정을 천영국 건국대 소화기내시경 교수와 함께 시연했다.
라이브서저리에서 싱가포르 켁유 호(Khek-Yu Ho) 국립싱가포르의대 석좌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내시경수술을, 중국 상하이 저우 핑홍(Zhou Pinghong) 푸단대 종샨병원 위내경센터 교수와 홍콩 제임스 로(James YW Law) 홍콩중문대 외과 교수는 식도무이완증의 최신치료법을 시연했다. 기존처럼 가슴을 열어서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을 이용해 시술 후에도 모든 음식을 곧바로 자유자재로 삼킬 수 있는 방법을 선보였다. 모든 시술과정은 텔레컨퍼런스를 통해 강당으로 보내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참석한 의사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새로운 국제회의 형식의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원격으로 강의에 참석한 이들은 일본 등 현지 수술실에서 실시간 시행한 내시경수술의 기법을 참석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시연했다. 워크숍 전 과정은 ‘광대역 통합연구 개발망(KOREN, Korea advenced Research Network)’ 기반의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고화질 영상과 생생한 음성이 그대로 전달됐다. 수술을 진행하는 교수들의 노련한 설명으로 수술 노하우는 물론 생생한 현장감이 전달해져 참석자의 호응을 얻었다. 기존 해외 시술영상은 SD(Standard Definition)급이었지만 최근 IT 기술의 발전으로 HD(High Definition)급으로 화질이 향상되고 음향도 시간차이 없이 깨끗하게 전달됐다.
심 교수는 “아직 많은 병원들이 화상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는 2010년 새롭게 개소하면서 국제 텔레컨퍼런스 시스템을 갖춰 화상시술 시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정훈 서울대 의대 교수, 김홍수 순천향대 의대 교수, 김일봉 내과 원장, 김진홍 아주대 의대 교수, 류창범 순천향대 의대 교수, 문영수 인제대 의대 교수, 박도현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박상흠 순천향대 천안병원 교수, 이준행 성균관대 의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