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용 스타킹, 다리 위쪽서 압박력 약해져 혈액순환 도움 … 레깅스, 부위별 압력 비슷해 방해
송호석 서울장문외과 원장(서울 갈현동)이 혈관도플러 검사장비로 여성 하지정맥류의 종아리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겨울철 여성들의 다리 라인을 돋보이게 해주는 패션아이템인 레깅스를 착용한 후 하지정맥류가 생겨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우리 몸의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정맥 중에서도 다리쪽 정맥에 발생하는 혈관질환이다. 심장에서 피가 나오는 동맥혈관과는 다르게 정맥은 온몸 구석구석을 다 돌고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인 만큼 압력이 낮고 가늘다. 특히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부위는 다리 중에서도 신체 말단에 더 가까운 종아리 쪽이 대부분이다. 인체는 중력을 극복하면서 다리의 정맥판막과 근육을 통해 혈류를 심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다리의 정맥판막은 얇지만 피의 역류를 방지한다. 이 기능이 손상되면 불가피하게 하지정맥류가 찾아온다.
정확한 지식이 부족한 여성들은 레깅스를 착용하면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종아리 쪽의 압력이 세고 허벅지쪽으로 올라갈수록 압력이 약화된다.
이에 비해 레깅스는 어느 부위든 압력이 일정하다. 종아리뿐만 아니라 허벅지도 압력이 높아 혈액이 허벅지로 올라오는 것을 방해한다.
또 레깅스처럼 꼭 종아리가 직접적으로 조이지 않더라도 엉덩이, 허벅지가 꽉 끼는 옷을 입는 습관은 다리의 혈액순환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혈액이 정체되다 보면 혈관이 늘어지게 되면서 꽈리 모양의 혈액정체점이 형성되는 하지정맥류에 걸리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초기에 발견하면 압박스타킹 착용이나 주사요법 등 간단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송호석 서울장문외과 원장(서울 갈현동)은 “발병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쳐 더 심해지면 생활습관 교정이나 자가치료로는 불가능하고 사실상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면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고 조기진단 후 신속한 예방적 치료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혈관도플러, 컬러 듀플렉스 혈관초음파 등의 장비로 혈관의 이상 유무를 체크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지고,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두세 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복합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수다. 수술법으로는 정맥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하는 방법, 레이저로 문제가 된 혈관을 태워없애는 방법, 혈관 안에 전선을 삽입해 전기 스파크로 혈관을 태워 없애는 고주파 열경화요법, 문제가 되는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리는 냉동요법 등이 있다. 수술 후에는 주의 사항을 잘 지켜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
수술을 시행할 경우 혈관이 확장되는 여름보다는 혈관이 수축되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 받는 것이 상처가 덧나지 않아 효과적이다. 또 수술후 회복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날이 따뜻해지는 봄이나 초여름에 받게 될 경우 다리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에 낭패를 보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