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거주 중인 전업주부 강모 씨(51)는 한달 전 거실 청소를 하던 중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몇 개월 전부터 계속돼오던 무릎통증이 재발한 것이다. 그동안 집안일을 하며 무릎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소염제 등으로 간단한 처치를 해왔으나 이번 통증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과거 통증이 나타날 경우 거동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무릎을 굽힐 수조차 없을 정도로 관절이 욱신거렸기 때문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강 씨는 결국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강 씨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퇴행성 관절염’. 무릎관절 내 연골이 일부분 닳아 관절염으로 악화됐다는 게 전문의의 소견이었다. 큰 수술을 피하고 싶었던 강 씨는 줄기세포 치료 방법을 선택해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폐경 이후 중년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 급증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 있는 폐경기 이후 중년 여성들의 관절 건강이 위태롭다. 자녀교육, 가사노동에 한평생 노력을 쏟아부었던 이들은 자녀 출가 후 행복한 노후를 꿈꿀 때 쯤 관절염이란 암초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은 2010년에 ‘2008년 1월~2009년 12월 폐경기여성들의 무릎관절 질병’이란 통계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무릎 환자 5490명 중 남성의 비율은 1433명(24%)으로 집계됐다. 반면 여성 환자 비율은 무려 4507명(76%)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7~55세 폐경기 환자들의 수는 전체 여성 환자 가운데 826명(18%)으로 집계됐다.
정부기관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관절염 진료 환자는 582만7860명이었다. 또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10) 결과에서는 골관절염 유병률이 남성 5.5%, 여성 22.7%로 4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조승배 연세사랑병원 부원장은 “관절염은 통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며 “무릎질환의 경우 성별에 따른 특성이 존재해 남성과 여성 비율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내 근육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관절 크기도 작다. 따라서 무릎에 가해지는 신체 하중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이런 원인 때문에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가 남성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여성의 가사노동도 무릎관절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무릎을 굽힌 채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하면 관절에 부담이 가해져 연골손상을 부추길 수 있다.
무릎 아픈 주부들, 경증엔 줄기세포 … 중증엔 인공관절
최근 손상된 무릎연골을 재생시키는데 줄기세포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서 직접 추출한 줄기세포를 무릎에 투여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것이다. 줄기세포치료는 화학적인 약물치료가 동원되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