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상 없던 환자에서도 막힌 뇌혈관 주변의 미세 뇌혈관이 발달되는지 여부로 뇌졸중 발병 확인
초정밀 7.0T(테슬러)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를 이용해 미세 측부 뇌혈관의 발달 정도를 측정해 뇌졸중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영배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팀(
사진)은 ‘초자기장 7T MRI를 이용한 무증상의 중대뇌동맥 협착과 폐색환자에서의 미세뇌혈관영상 연구’를 제목으로 한 논문에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뇌 MRI와 MRA(magnetic resonance artery)검사를 통해 중대뇌동맥이 막혀있거나 협착이 발견됐음에도 뇌 자체의 큰 손상 없이 단순한 두통이나 어지러움만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한쪽 뇌 기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큰 혈관이 막혀있는데도 뇌에 이상이 없는 이유를 찾기 위해 뇌과학연구소의 7.0T MRI로 뇌혈관을 촬영했다.
그 결과 임상에서 쓰이는 3.0T MRI에서는 보이지 않던 미세 측부 뇌혈관들이 확인됐다. 중대뇌동맥이 막혔음에도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던 환자로부터 막힌 혈관 주위로 미세한 뇌혈관이 발달돼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진료에 사용되는 뇌MRI 검사는 혈관에 구멍을 뚫지 않고도 뇌혈관을 관찰할 수 있지만, 미세 혈관은 관찰하기 어렵다. 혈관에 구멍을 내지 않고도 미세 뇌혈관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이 연구결과로 앞으로 7.0T MRI가 미세 측부 뇌혈관의 발달 정도를 측정해 뇌졸중 발생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 Science Citation Index)급 학술지인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에 등재됐다. 이 교수는 “뇌동맥이 협착되는 상황에서도 뇌가 손상을 입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됐다”며 “7.0T MRI를 활용한 연구결과들이 앞으로 뇌졸중을 예측·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