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 400명 뽑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으로 수주안에 유전체 분석…한국인 질병 패턴 연구에 도움
한국인이 잘 앓는 질병을 파악하고 원인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기초 유전체 정보를 모으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4일 밝혔다.
유전적 변이에 따라 피부색이나 외모, 질병 등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런 변이 정보를 서로 비교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는 한국인의 표준 유전체 정보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인종이나 민족의 유전 변이 빈도에 따라 심혈관질환이나 혈액세포 수, 혈압, 지질 수치, 간 효소수치 등도 다르게 나타난다.
약물 반응도 유전변이와 연관이 있다. 예컨대 심장수술 등에서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은 실제로 필요한 양보다 부족하게 사용될 경우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올 수 있고, 과도하게 사용하면 뇌출혈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최근 국제 연구 결과 와파린은 유전적 요인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달라져 적정 용량이 사람에 따라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따라서 유전체 데이터는 인구집단에 따라 서로 다른 질병의 원인과 맞춤형 치료 방법 연구에 도움이 된다.
인간 유전체는 A(아데닌),C(시토신),G(구아닌),T(티민) 등 4가지 염기로 구성된 한 생물체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모든 염기의 집합으로, 인간은 약30억 개의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국내서는 한국인 유전체분석을 통해 한국인 고유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과 관련된 유전 인자를 발굴해왔다. 이를 통해 전장유전체연관성 연구결과가 2009년, 2011년, 2012년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논문으로 실렸다.
보건연구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일반인 지원자 400명을 대상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유전체(30억 염기서열)를 해독하고 유전변이의 종류와 빈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은 생물체의 유전체에 존재하는 염기서열을 단시간에 분석 가능한 기법으로, 기존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약 13년에 걸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었던 것에 비해 몇 주 안에 한 사람의 모든 염기서열분석이 가능하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인의 유전변이 빈도를 파악하면 한국인과 개인에 맞는 약물처방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국인 질병유전체 연구에서 국제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이끌어나가는데 중요한 자원으로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