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력에 마이너스는 없어, 디옵터 절대값이 클수록 근시나 원시가 심하다는 얘기
눈은 작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역할이 막중기 때문에 눈건강을 체크하려면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
이때 일반인들이 흔히 혼동하는 것이 시력검사와 굴절력검사다.
시력검사는 한쪽 눈을 가리고 시력표를 읽는 일반적인 시력측정으로 눈에 이상이 없는 정상 성인의 평균시력은 1.0이다.2.0이 가장 높으며 시력이 점차 나쁜 순서로 1.5, 1.2, 1.0, 0.9, …,0.2, 0.15, 0.1, …, 0.02, 안전수지(눈앞에서 손가락을 셀 수 있는 정도의 시력), 안전수동(눈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아는 정도의 시력), 광각(빛이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정도의 시력)으로 내려간다. 국내서는 1993년 공인된 ‘한천석 시력표’(한천석 전 서울대 의대 교수가 만듦), 1997년 인증된 ‘진용한 시력표’(진용한 울산대 의대 교수가 만듦) 등 두가지 한글·숫자 혼용 시력표가 쓰이고 있다.
흔히 안경을 벗고 재는 나안시력을 진짜 시력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쓰고 잰 교정시력이다. 나안시력은 눈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근시,원시,난시 등 굴절이상으로 안경을 맞출 때 같은 정도의 근시가 있어도 사람마다 시력이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하더라도 잴 때마다 시력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교정시력이 나안시력보다 훨씬 좋은 사람은 굴절이상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하므로 눈의 이상을 진단하거나 안경을 맞출 때 훨씬 도움이 된다.일반적으로 교정시력이 0.1 이하라면 맹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시력검사 과정 중 큰 글씨가 흐릿해 보인다면 정확한 측정을 위해 굴절력 검사를 하게 된다.먼 거리에서 온 빛은 렌즈(수정체)를 통과,굴절해 렌즈 뒤쪽 한 점에 모이게 된다.이런 초점이 근거리에 맺힐수록 굴절력이 크다고 한다.렌즈에서 초점까지를 초점거리(m로 표시)라고 한다.디옵터(diopter, 기호는 D)는 렌즈(수정체)의 굴절력을 표시하는 단위로 초점거리(m)의 역수이다.만약 어떤 렌즈를 통과한 빛이 1m를 지나 초점을 맺었다면 초점거리는 1m이고 굴절력은 1디옵터가 된다.초점거리가 2m라면 디옵터는 0.5(2분의 1),초점거리가 0.5m라면 디옵터는 2(0.5분의 1)가 된다.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디옵터는 높아진다. 디옵터의 절대값이 클수록 렌즈(수정체)의 굴절력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사람의 눈이라면 디옵터값이 클수록 근시(近視) 또는 원시(遠視)가 심해짐을 뜻하므로 안경도 이에 맞게 보다 도수가 높은 것을 맞춰야 한다. 만약 원시라면 오목렌즈(근시교정안경)로는 초점이 맺히지 않고,볼록렌즈라야 초점이 맺힐 것이다.그래서 근시는 마이너스(-)디옵터로,원시는 플러스(+)디옵터로 표시한다.
근시의 경우 -3D이하이면 경도 근시, -3~-6D이면 중등도 근시, -6D이상이면 고도 근시로 분류한다. 안경을 전혀 쓸 필요가 없는 정시의 경우는 디옵터값이 0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사람의 자그마한 눈 속으로 굴절시켜 망막에 상이 맺히게 하려면 경도근시는 경도근시는 0~-3D 범위의 오목렌즈, 중등도근시는 -3~-6D 범위의 오목렌즈, 고도근시는 -6D이상의 오목렌즈를 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눈 자체가 갖고 있는 굴절력은 대략 60디옵터이다. 공기와 접하고 있는 각막이 약40디옵터의 굴절력을, 유리체(초자체)와 안방수로 둘러싸인 수정체가 약20디옵터의 굴절력을 갖는다. 사람이 수중으로 들어가면 +40디옵터의 원시상태가 돼 흐릿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각막과 공기는 매질이 달라 굴절력이 큰 반면 각막과 물은 매질의 특성이 비슷해 빛이 굴절하지 않고 각막이 렌즈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옵터는 렌즈의 조절력을 표시하는 단위로도 이용된다.또 근점거리(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의 역수와 원점거리(볼 수 있는 가장 먼거리)의 역수의 차로 눈의 조절력을 나타낸다.조절력은 양의 값을 가진다.성인(20세)이 정시(正視)일 때의 조절력은 약 8.5D이며 나이를 먹을수록 감퇴한다.
굴절력과 디옵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력을 얘기할 때 “내 눈은 마이너스야”라고 말하곤 하는데 비록 시력표상에서 가장 큰 글씨를 못읽어도 시력에는 마이너스가 없다.완전무결하게 시력을 상실한 상태의 시력은 0이다.근시나 원시가 전혀 없어도 백내장이나 각막혼탁 등으로 인해 시력이 0.1 이하로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