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쏘시스템의 자회사이자 생명과학 분야 임상시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도적인 기업인 메디데이터가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 호텔에서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위한 도약: 환자 경험을 넘어 데이터 기반 AI까지'를 주제로 ‘넥스트 서울(NEXT SEOUL) 2024’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다쏘시스템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3차원 가상경험 제공기업이다. 메디데이터는 다쏘시스템의 100% 자회사로 25년간 3만3000건 이상의 임상시험과 1000만명의 환자 임상정보를 축적해왔다. 전세계 2200개 이상의 제약사 또는 의료기관을 고객사로 갖고 있다.
메디데이터는 환자가 능동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케 하는 임상관리 솔루션 ‘Rave Cloud’. 중앙집중식 데이터 관리 및 분석으로 임상시험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Rave Clinical Operations’, 수동관리를 없애고 객관화된 고품질 임상자료 분석을 제공하는 임상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Rave Data Management’, 인공지능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통해 예측 모델링으로 임상시험의 속도와 품질을 개선하는 ‘메디데이터 AI’ 등 4개 핵심 플랫폼을 갖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메디데이터 넥스트’ 컨퍼런스는 미국, 유럽, 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생명과학 분야를 이끄는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신약개발 임상 최신 동향과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서울에서는 2014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메디데이터는 분산형 임상시험 및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등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임상시험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메디데이터 글로벌 CEO인 안쏘니 코스텔로(Anthony Costello)는 새로운 솔루션들을 소개했다. 환자가 원격으로 임상 결과를 입력할 수 있는 플랫폼 ‘마이 메디데이터’는 단순 입력에 그치지 않고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 DCT) 전체에 대해 필요한 부분들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한다. 이 앱을 통해 환자들은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이 참여하는 모든 임상시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임상시험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자동으로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레이브 컴패니언(Rave Companion)'이다. 의사-간호사-환자의 소통을 매개하는 앱이기도 하다. 코스텔로 CEO는 공개 몇 달만에 미국 전체 임상시험 수행 기관의 93%에서 채택할 정도로 홍이 좋다며 빠른 데이터 접근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메디데이터는 이번 넥스트 서울 컨퍼런스를 통해 '메디데이터 CDS(Clinical Data Studio)'와 '메디데이터시뮬란트(Simulants)' 솔루션을 공개했다.
6월에 공개된 메디데이터 CDS는 기존 임상시험 데이터를 비롯해 전자의무기록(EMR), 제3자 EDC(전자데이터수집) 데이터를 포함한 내외부 데이터를 모두 단일 저장소에 모아, 풍부하게 가공된 통합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효성 검사 및 모니터링 등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AI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 표준화, 통합처리한다. 관리 및 사용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간소화했으며 시각화를 통해 일목 요연하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메디데이터는 임상시험 관리회사의 여러 세분화된 경쟁 섹터 가운데 EDC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디데이터시뮬란트는 메디데이터가 보유한 3만3000여 건, 1000만 명 이상 환자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원본 데이터 소스의 속성과 패턴을 모방하는 합성 데이터(시뮬란트)를 생성하는 솔루션이다. 임상시험 개발자는 시뮬란트를 활용해 과거 임상시험 데이터에 포함된 중요한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신뢰도 높은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임상시험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여기서 시뮬란트는 합성대조군과는 다른 개념이다. 합성대조군은 과거의 환자 전자의무기록, 건강보험청구 등 수집된 실제 진료 기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조건 및 목적에 맞도록 환자 데이터를 재구성한 것을 말한다. 반면 시뮬란트는 희귀질환 등에서 여러 조건의 환자를 결합해 AI로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성대조군보다도 신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개념 모두 메디데이터가 만든 것으로 희귀질환 등에서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현실을 타개해보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합성대조군이나 시뮬란트는 가상의 집단이므로 당연히 실제 임상에서 실험약물을 투여할 일이 없다.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 시뮬란트를 실제 임상시험에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왜냐하면 임상시험 피험자를 모으는 게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어려움이 많고 낭비적 요소가 있으며, 피험자 가운데 누구는 위약을 복용하고, 누구는 실험약을 복용함으로써 치료 기회에서 차별받는 반 인권적 측면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의 규제기관은 이를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구현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개도국에선 시뮬란트 개념 수용에 긍정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고 코스텔로 CEO는 전했다. 피험자 모집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시뮬란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의 경우 피험자에게 약을 배송하는 것, 의사의 진료를 받지 않고 검사 결과를 모으는 과정 등을 아직 용인하지 않는 세계 각국의 규제가 존재한다. 다만 DCT가 환자의 편의성과 높은 선호도, 임상시험의 효율성 제공, 환경사회적 비용의 절감에 기여하기 때문에 점차 허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DCT를 빠르게 수용하는 반면 유럽에서는 일부만 받아들이고 있고, 나머지 상당수 국가는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코스텔로는 브리핑했다.
코스텔로 CEO는 “시뮬란트 활성화와 분산형 임상시험의 정착은 임상시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다만 마지막 2조각 퍼즐을 맞춰야 하는데 그 하나가 고객사의 합의이고, 나머지는 규제기관의 수용”이라고 지목했다.
메디데이터코리아 유재구 지사장은 “메디데이터코리아는 지난 10여년 간 국내 생명과학 분야 기업 및 기관들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임상시험 기술의 디지털 전환과 AI 등을 활용한 최적의 임상시험 수행 전략을 함께 모색하고 지원해 왔다”며 “혁신적인 임상시험 솔루션을 통해 앞으로도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 및 기관들의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메디데이터의 국내 고객사로는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셀트리온, 동아ST, 보령제약, 한미약품, GI이노베이션, 브릿지바이오, 웰마커바이오, 티움바이오, 현대약품, 메디톡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