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는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 감염 및 질환 예방 약제인 ‘프레비미스주’ ‘프레비미스정’(성분명 레테르모비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근 2개 적응증에 대해 확대 승인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주사제는 지난 4월26일, 정제는 4월 15일자로 적응증이 추가 승인됐다.
새롭게 확대된 프레비미스의 적응증은 신장이식을 받은 성인 환자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수술(HSCT)을 받은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우선 CMV 혈청 양성인 공여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은 성인 CMV 혈청 음성 환자[D+/R-]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신설됐다. 이번 신장이식 환자에 대한 CMV 예방요법 적응증은 프레비미스가 2018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에 대한 CMV 감염 예방에 이은 프레비미스의 두번째 CMV 감염 예방 적응증이다.
아울러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당일 및 이식 후 7일 이내에 투여를 시작해, 이식 후 용량 조절 없이 200일까지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투여기간이 확장됐다. 그동안 투여지속기간은 100일로 제한돼 있었다.
이번 허가는 CMV 감염 및 관련 합병증 위험이 높은 성인 신장이식 환자 5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피험자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활성대조군, 비열등성 입증 방식의 3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52주차 프레비미스 투여군의 CMV 감염 발생률은 10.4%로, 현재 CMV 표준예방요법으로 사용 중인 발간시클로비르 투여군(11.8%)과 유사한 CMV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95% CI -6.5%, 3.8%].
신장이식 후 28주차까지 약물 중단으로 이어진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백혈구감소증(11.3% vs 37.0%; difference, −25.7 [95% CI, −32.3, −19.1]) 및 호중구감소증(2.7% vs 16.5%; difference, −13.8 [95% CI, −18.7, −9.3])은 발간시클로비르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낮은 비율로 나타났다.
양재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는 “CMV는 신장이식 후 환자 생존율과 이식장기의 생존율 감소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으나, 그동안 신장이식 환자에서 CMV 예방요법은 제한적이었다”며 “신장 공여자 대부분이 CMV에 잠복 감염된 상태인 국내에서는 CMV 감염과 질환의 위험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번 허가를 통해 프레비미스가 신장이식 환자에게 필요한 CMV 예방 옵션으로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CMV 감염은 고형장기 이식 후 1~6개월 사이에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신장이식 후 CMV 발생률은 10% 이상으로 보고된다. CMV는 이식장기에 대한 거부반응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신장이식 후 발생하는 당뇨병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프레비미스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고 말기 CMV 감염 및 질환의 위험성이 있는 성인 CMV-혈청 양성[R+] 환자에서 지속가능한 투약 기간이 기존 100일에서 200일로 확대됐다. 이는 CMV 예방을 위해 프레비미스를 사용한 기간을 200일로 연장한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조혈모세포이식 후 100일부터 최대 200일까지 프레비미스 예방요법으로 투여 시, 위약군 대비 CMV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고(3% vs 19%, difference, −16·1% [95% CI −25·8 to −6·5]; p=0·0005),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용량감소, 약물 독성으로 인한 치료 중단 사례, 치료 관련 사망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동건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CMV는 이식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중 하나로, 혈액암 환자들의 성공적인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서는 CMV 재활성화를 예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프레비미스는 등장 이후 초기 CMV 감염 예방이 가능해져 국내 동종조혈모세포의 이식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프레비미스 예방요법의 투약 기간까지 늘어난 만큼, 국내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CMV 감염과 질환에 부담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현 한국MSD 전무는 “이번 허가는 프레비미스가 필요한 환자군과 이들에게 투약할 수 있는 기간이 동시에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CMV 예방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프레비미스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환자들에게 CMV 감염 예방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비미스는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2020년 국내에 출시됐다. 정제와 주사제가 있으며, 별도의 용량 조절 없이 주치의의 결정에 따라 서로 교차해서 투여할 수 있다. CMV 복제에 필요한 CMV DNA 터미나아제 복합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약제 간 교차 내성 가능성이 적다. 현재 NCCN(미국종합암네트워크), ECIL(유럽백혈병감염학회), GETH(스페인 조혈모이식 및 세포치료기구) 등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 CMV 재활성화가 예상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가 권고되고 있다.
CMV는 헤르페스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우리나라는 토착성 유행지역으로, 인구의 95~100%가 CMV혈청 양성이다. CMV 감염된 대부분의 성인은 평생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잠복감염 상태로 지내게 된다. 그러나 면역력이 손상돼 잠복된 CMV가 재활성화되면 위장관질환, 망막염, 폐렴, 간염 등의 질병으로 진행할 수 있고, CMV 폐렴이나 뇌병증의 경우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장기이식이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이식 후 첫 6개월이 CMV 감염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