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독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등 2개 신약을 29일에 동시 허가했다.
한독이 미국 아펠리스파마슈티컬스(Apellis Pharmaceuticals 나스닥 APLS)로부터 도입한 ‘엠파벨리주’(Empaveli 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 pegcetacoplan)는 성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로, 선천성 체내 면역체계 중 하나인 보체단백질(C3 및 C3b)과 결합해 C3보체에 의한 혈관 내·외 용혈(적혈구 파괴)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PNH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보체단백질이 혈관 내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 작용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혈전이 생기고 야간의 용혈 현상에 따른 혈색 소변을 보이는 증상을 동반한다. 급성 신부전, 감염, 출혈 등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엠파벨리는 3상 ‘PEGASUS’ 임상시험에서 16주차에 착수시점과 비교한 헤모글로빈 수치가 평균 3.84g/dL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C5억제제인 ‘솔리리스주’(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 대비 우위를 보이며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엠파벨리는 미국에서 2021년 5월 14일 허가됐다. 매주 2회 1080mg을 피하주사한다. 반면 솔리리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직접 판매하고 있다. 솔리리스는 2주마다 한번 900mg(유지요법)을 투여한다.
스웨덴 제약사 소비(Sobi)는 2020년 10월 27일, 페그세타코플란의 글로벌 공동개발 및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독점적 상업화 권리를 아펠리스로부터 사들였다. 선불 2억5000만달러와 4년에 걸쳐 개발비용으로 80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고 인허가 및 시판 마일스톤으로 최대 9억1500만달러를 약정하는 계약이었다. 별도로 두자릿수 %의 단계별 순매출 대비 로열티도 보장했다. 소비는 한독과 이달 17일, 51대 49 지분으로 합작법인 ‘한독소비(Sobi-Handok)’를 설립했다. 엠파벨리 국내 승인은 한독소비가 이룬 첫 성과다.
이날 같이 국내서 승인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티루캡정’(성분명 카피바설팁 capivasertib)은 유방암 신약이다. 세린/트레오닌 특이적 인산화효소(serine/threonine-specific protein kinases)인 AKT 단백질의 활성화를 막아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고 종양세포의 생존과 증식을 억제한다.
이 약은 호르몬 수용체(HR)는 양성, 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HER2)가 음성이면서 세포 증식, 생존, 대사와 연관된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PIK3CA, AKT1, PTEN 중 한 가지 이상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성인 환자를 치료 대상(적응증)으로 한다. 내분비요법 도중 또는 이후 진행되거나 보조요법 완료 후 12개월 이내 재발된 경우에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degrader, SERD)인 ‘파슬로덱스주’(Faslodex 성분명 풀베스트란트 fulvestrant)와 병용하는 조건으로 허가됐다.
티루캡은 2023년 11월 17일 세계 최초의 AKT 억제 표적항암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다.
티루캡+파슬로덱스 병용요법은 3상 ‘CAPItello-291’ 임상시험에서 PI3K/AKT 경로 바이오마커 변이가 있는 암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파슬로덱스 단독요법 대비 50%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티루캡+파슬로덱스 병용군이 7.3개월, 파슬로덱스 단독군이 3.1개월이었다.
식약처는 “티루캡이 기존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운 HR 양성, HER2 음성인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