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수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형우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민경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팀은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항류마티스제 사용이 심방세동을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신장·심장 질환과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항류마티스제가 사용되는데, 어떤 약물이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0~2020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가운데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새롭게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그 4배로 추출된 코호트 내 대조군과 비교 분석했다. 이는 항류마티스제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 만성 신질환, 심부전 등 기저질환과 독립적으로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구 결과, 10만8085명의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2629명(2.4%)에서 새롭게 심방세동 진단이 확인됐다.
항류마티스제의 종류는 환자의 나이, 성별에 따라 심방세동 발생에 다른 영향을 미쳤다.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는 전체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을 감소시켰다.
반면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는 발생을 증가시켰다. 레플루노마이드와 아달리무맙(Adalimumab)은 50세 이상에서 심방세동 발생을 증가시켰다.
남성에서는 메토트렉세이트가 심방세동 발생을 줄였고, 여성에서는 레플루노마이드가 그 위험성을 높였다.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새롭게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항류마티스제의 종류에 따라 심방세동의 위험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음이 이번에 밝혀졌다.
안성수 교수는 “연구에서 확인된 항류마티스제와 심방세동 간 연관성은 추후 약물 선택이나 환자 모니터링에서 유용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심장질환 발생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 IF=5.5)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