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와 시스플라틴 및 ‘젬자주’(젬시타빈) 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이 성인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방광암은 전 세계적으로 10번째 다빈도 암에 해당한다. 연간 57만3000여명이 새로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방광 내벽의 세포에서 시작되는 요로상피암종의 90%는 방광암이다.
FDA는 3상 ‘CheckMate-901’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승인을 결정했다. 이 임상은 옵디보+시스플라틴+젬자 병용요법(옵디보 병용요법)을 시스플라틴+젬자 병용요법(시스플라틴 기반요법, 현행 표준요법)을 진행한 뒤 계속해서 이를 이어간 304명의 피험자와 동수의 대조군(시스플라틴 기반요법군)을 비교 평가했다. 이 임상은 앞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는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들이었다.
1차 평가지표는 맹검 사외중앙평가(BICR)를 통해 산출한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이었다. 중앙값 33개월의 추적조사 결과 옵디보 병용군은 시스플라틴 기반요법군보다 암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옵디보 병용군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1.7개월로 집계돼 시스플라틴 기반군의 18.9개월을 능가했다. 이로써 사망위험을 22% 낮췄다.
또 옵디보 병용군은 종양이 진행됐거나 사망에 이른 비율이 28% 낮게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7.9개월로 집계돼 시스플라틴 기반군의 7.6개월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아울러 탐색적 분석 결과 옵디보 병용군은 객관적반응률이 57.6%에 달해 시스플라틴 기반군의 43.1%를 상회했다.
완전반응률은 각각 22%, 12%로 격차를 보였다. 부분반응률도 각각 36%, 31%로 차이가 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소재한 애드벤트헬스 암연구소의 구루 손파브데(Guru P. Sonpavde) 생식비뇨기암 분과 과장은 “이번 승인이 역사적으로 난치성 종양으로 손꼽혀 온 데다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해 줄 새롭고 차별화된 1차 약제가 필요한 현실에서 치료상에 중요한 진전이 이뤄진 것”이라며 “CheckMate-901 임상에서 관찰된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필을 근거로 옵디보 병용요법은 전이성 또는 절제수술 불가성 요로상피세포암의 치료법을 바꿔놓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BMS의 미국 혈액질환‧종양학 부문의 웬디 쇼트 바티 부사장은 “요로상피세포암에 옵디보 병용요법을 1차 약제로 사용하게 된 것은 면역학 분야에서 우리가 일궈낸 최신 성과이자 방광암을 포함한 다수의 암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번 승인으로 옵디보는 3가지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옵디보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 투여 중 또는 후에 진행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또는 수술 후 12개월 내에 암이 진행된 경우의 보조요법(adjuvant), 즉 2차 치료제 △근치적 절제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근육침습성 방광암(MIBC)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 (adjuvant) 등 2가지 기존 적응증을 갖고 있었다.
이번 BMS의 적응증 추가승인은 앞서 지난해 12월 5일 FDA ‘우선심사’ 대상 및 ‘항암제 실시간 심사’(RTOR) 파일럿 프로그램 적용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 FDA의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다른 몇몇 나라에서도 동시에 심사가 진행 중이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당초 오는 4월 5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약 한 달가량 먼저 승인이 이뤄졌다.
한편 옵디보의 한참 앞선 경쟁약인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미국 시젠(Seagen)과 일본의 아스텔라스가 공동 개발한 ADC인 ‘파드셉주’(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enfortumab vedotin-ejfv, 약칭 EV) 병용요법은 3상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31.5개월을 기록했다. mPFS는 12.5개월로 백금 기반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의 6.3개월 대비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키트루다는 요로상피암에서 옵디보와 큰 격차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옵디보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00억달러 매출을 올린 ‘메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옵디보를 공동 판매하는 BMS의 매출은 90억900만달러, 일본 오노약품공업은 1482억엔(10.08억달러)로 합산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글로벌 의약품 순위로 약 9~10권에 해당한다. 2022년 양사의 합산 매출은 약 92억9400만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