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까지 비교적 빠르게 통과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치료제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주’(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가 급여권 진입에 제동이 걸렸다.
경제성평가소위를 거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재심의 결정이 내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올해 첫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엔허투와 JW중외제약의 고용량 철분주사제 ‘페린젝트주’(성분명 페릭 카르복시말토즈)’에 대한 약제 급여 적정성을 평가했다.
이날 엔허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최초로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받았지만 재정분담안을 놓고 벌인 줄다리기 끝에 재논의키로 했다.
심의결과 엔허투는 이날 약평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차기 회의로 결정이 미뤄졌다. 심평원은 이날 제약사에 재정분담안을 보완해 올 것을 주문했다.
엔허투는 지난해 5월 암질심을 통과하면서 빠르게 급여 문턱을 넘지 않을까 기대됐다. 하지만 경제성평가소위원회와 약평위에 오르기까지 8개월가량 걸렸으며, 재정분담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급여 개시가 더 미뤄질 전망이다.
약평위를 통과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통과만 남겨놓는 만큼 한국다이이찌산쿄로서도 한발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높다.
JW중외제약 철 결핍증 치료제 '페린젝트', 급여 적정성 인정 … 출시 14년만에 급여 ‘눈앞’
JW중외제약 철 결핍증 치료제 '페린젝트'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페린젝트는 하루 최대 1000㎎의 철분을 최단시간인 15분 만에 보충할 수 있는 고용량 철분주사제다. 철 결핍 또는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여성이나 만성 출혈 환자뿐만 아니라 출혈이 발생하는 다양한 수술과 항암요법으로 인한 철 결핍성 빈혈 등의 치료에 활용된다. 이 약은 2011년 3월에 출시됐지만 13년 가까이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로비큐아정'(LORVIQUA, 성분명 로라티닙 lorlatinib)은 2차에서 1차 치료제로 급여 범위 확대를 노렸으나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범위 확대 적정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로비큐아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심평원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해야 약평위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된다.
로비큐아는 현재 ALK 양성으로 알레티닙(제품명 한국로슈 ‘알레센자캡슐’)이나 세리티닙(제품명 한국노바티스 ‘자이카디아캡슐’) 또는 브리가티닙(제품명 한국다케다제약 ‘알룬브릭정’)을 1차 ALK 저해제로 치료 받은 적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환자에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크리조티닙(제품명 화이자 ‘잴코리캡슐’)을 1차 ALK 저해제로 투여 받은 경우 2차 ALK 저해제로 알레티닙이나 세리티닙 또는 브리가티닙 투여 후 질병진행이 확인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