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이 빠지는 병’이라고도 불리는 골반장기탈출증(Pelvic organ prolapse, POP)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이 감소함은 물론 수술적 치료 후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회복되지 않아 별도의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 김민정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승옥 인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함께 골반장기탈출증 환자 중 페서리 등을 이용한 재건수술을 받은 7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질내 미생물군집에 대한 분석을 실시한 결과, 해부학적인 구조의 복원돼도 여성 장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질내 미생물군집의 항상성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특히 페서리를 삽입했을 때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수술 전보다 더 감소하고, 반대로 IFN-γ, IL-1β, IL-4 등 염증 수치는 증가함을 확인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골반 안에 있는 자궁이나 방광, 직장 같은 장기가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 질벽 밑으로 처지거나 질 밖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건강한 사람에게서 질내 미생물군은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고 잠재적인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여 균형 잡힌 상태로 질건강을 좌우한다. 밖으로 나온 골반장기는 마찰과 외부 노출에 의해 질내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킨다. 이번 연구 결과 , 페서리는 질내 점막을 손상시켜 미생물군집의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질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정 교수는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는 여러 부인과적 질환과 관련이 크다”며 “100세 시대에 건강한 노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부학적인 수술치료와 더불어 질내 미생물군집의 회복을 위한 보완적 치료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온라인 오픈 액세스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4.997)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