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양숙 서울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팀(교신저자, 제1저자 정도원 연구원)는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하며 특히 팜유에 많은 지방산인 팔미트산과 간암세포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16.6)에 발표했다.
간암 환자의 간에 포화지방산이 증가하면 암이 악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당 기전이 정확하지 않아 근본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간암 유발 쥐모델과 암 미세환경을 구현한 3차원 배양 칩을 이용했다. 쥐모델에 팜유를 먹이자 간암이 급속히 커졌으나 암을 억제하는 효소 PHF2를 과발현시키자 줄어들었다. 특히 팔미트산이 표적단백질에 부착되는 팔미토일화가 일어나지 않은 모델에서는 암 증식이 관찰되지 않았다.
3차원 배양 칩을 통해 암 증식을 추적하자 팔미트산에 의해 간암세포 증식이 유도됐다. 하지만 SREBP1c 간섭(발현 차단) RNA 조각에 의해 간암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팔미트산이 적은 환경에서는 PHF2(PHD Finger Protein 2, Lysine-specific demethylase, 단백질의 메틸기를 제거하는 탈메틸화 암 억제 효소, 후성유전 조절인자)가 안정화돼 SREBP1c(Sterol Regulatory Element Binding Protein-1c, 간세포 내 지방합성 유도 전사인자)를 파괴함으로써 지방 합성과 암세포 성장이 저하되는 반면 지방의 과섭취에 의해 팔미트산이 풍부한 환경이 되면 PHF2가 팔미토일화되어 파괴됨으로써, 안정화된 SREBP1c가 팔미트산을 포함한 지방 합성을 다시 증가시키고 그 결과 늘어난 팔미트산이 간암세포의 증식을 유도하여 간암의 악성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즉 팔미트산 증가 → PHF2 팔미토일화(암 억제 효소 파괴) → SREBP1c 활성화 → 지방(팔미트산) 합성 증가 등의 악순환 고리가 간암 악성화를 고착화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나아가 PHF2가 SREBP1c를 유비퀴틴화시키는 효소로 작용해 간암 증식을 억제함을 밝혔다.
전양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방의 과잉섭취가 간암의 악성화를 초래하는 고리의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간암 환자의 지방식이 제한이 간암 치료의 효과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MRC)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