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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5000만원 고가 희귀약 ‘럭스터나’ 급여 적정성 인정 … AZ 폐암 ‘타그리소’도 1차 치료제 급여 인정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9-08 15:40:14
  • 수정 2023-09-11 1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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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원 쏟아진 신경섬유종증 치료제 ‘코셀루고’도 급여 인정 …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는 인정, ‘파센라’는 낙마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코셀루고캡슐’(Koselugo 성분명 selumetinib 셀루메티닙), 유전성 망막질환 단회 치료제인 한국노바티스  ‘럭스터나주’(Luxturna, 성분명: 보레티진 네파보벡 voretigene neparvovec-rzyl),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 Mepolizumab)‘가 7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이들 희귀질환 외에 급여를 원하는 환자 수가 많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도 1차 치료제로 약평위를 통과했다.


약평위 심의 결과 지난달 약평위에 올랐다가 ‘재논의’ 판정을 받은 코셀루고는 지난번 심평원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추가적인 재정분담안을 수용함으로써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약평위 하루 전날인 지난 7일 신경섬유종증 환자 및 가족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성서를 제출하며 “신경섬유종증은 다른 치료제가 없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임에도 정부가 그저 경제 논리만 고려하고 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


유전성 망막질환 원샷 치료제 럭스터나는 국내서 2021년 9월 9일 승인됐음에도 9억5000만원이라는 약가 허들 때문에 급여가 인정되지 않다가 이번 통과를 계기로 론칭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럭스터나는 유전성망막질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RPE65 유전자가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해 시각 기능을 개선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12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된 이 치료제는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쓰이고 있다. 


RPE65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RPE65 단백질이 감소해 망막세포가 파괴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럭스터나는 변이된 RPE65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상적인 유전자를 복제해 운반체에 삽입한 뒤, 망막 아래로 주사해 투여한다. 정상 유전자 복제본이 기존 유전자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자리잡아 RPE65 단백질을 정상적으로 생성시킴으로써 시각 회로를 복구시킨다.


누칼라는 인터루킨(interleukin)-5 항체로 천식 유발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를 감소시키는 생물학적제제다. 국내에서 치료 시작 시 혈중 호산구 150 cells/㎕ 이상 또는 치료 시작 전 12개월 이내에 혈중 호산구 300 cells/㎕ 이상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에게 한달에 한번 추가 유지요법으로 투여하도록 허가됐다. 


반면 이날 약평위에 오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파센라프리필드시린지주’(Fasenra 성분명 벤라리주맙 benralizumab)는 비급여로 결정되며 고배를 마셨다. 파센라도 누칼라와 같은 인터루킨-5 항체 계열이다. 두 약의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2021년의 글로벌 매출은 각각 14억9000만달러, 12억6000만달러였다. 


한국화이자제약의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요로 감염(cUTI),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 치료제 '자비쎄프타주‘(세프타지딤/아비박탐)'와 필라델피아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 CML) 치료제 '보술리프정’(보수티닙일수화물)'는 평가금액 이하 가격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한국화이자가 심평원이 제시한 약가 이하로 가격을 수용할 경우 차기 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그리소는 국내서 2018년 12월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급여에서는 2차 치료제로만 취급됐다. 심평원은 허가의 근거가 된 FLAURA 임상의 한국인 피험자수가 적어 1차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힘들어 급여를 허가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FLAURA 임상의 총 피험자 수는 556명이며 이 중 아시아인 수는 62.4%인 347명이다. 또 아시아인 중 약 3분의 1은 일본인이며, 나머지는 여러 아시아 국가에 두루 분포돼 있으며 한국인도 10여명이 피험자로 등록돼 있다고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해명한 바 있다.  


타그리소는 이 적응증을 허가받은 ‘3세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다. 1차 치료제로의 급여 확대를 위해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5년 만인 지난 3월에야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암질심 통과 후 6개월만에 약평위도 통과하게 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쟁약인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 lazertinib)은 지난 6월 30일 폐암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 8월 31일 암질심까지 빠르게 통과, 타그리소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 급여화는 5만명이 청원해 국회 정식 청원으로 채택될 만큼 이슈화됐다. 이번에 뒤늦게 약평위를 통과했으나 이를 추격하는 유한양행이 약평위 통과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만큼 거의 같은 시기에 다음 단계인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결정 협상에서 두 제품이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타그리소의 약가가 다소 깎일지, 약가 책정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많은 유한양행이 지금의 약가를 고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고로 타그리소 하루분(80mg)의 현 보험약가는 21 만1248원인 반면 렉라자 하루분(240mg, 80mg짜리 3정)의 약가는 20만6892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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