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나트륨-포도당공동수송체2(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엔블로정(Envlo, 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enavogliflozin)’이 국내 허가를 취득하며 당뇨병 시장 재편을 예고했다. 대웅제약으로서는 지난해 국산 34호 신약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에 이어 올해 국산 36호 신약으로 ‘엔블로정’을 내놓음으로써 2년 연속 신약을 창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엔블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투여는 단독요법 및 다른 당뇨병과의 병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 및 제미글립틴 병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약 93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제2형 당뇨병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는 2021년 기준 글로벌 약 27조원, 국내 약 1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오리지널 제품이 나왔던 SGLT2 저해제 계열 영역에서 대웅제약이 국내 최초로 신약을 내놓음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기초가 마련됐다.
국내 시장 출시를 위해 대웅제약은 즉시 엔블로정의 급여 및 약가 관련 절차를 진행해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모두 2023년 상반기에 급여 등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까지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10개국, 2030년까지 전 세계 약 50개국에 진출한다는 글로벌 로드맵을 마련했다.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과 다양한 성분의 복합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메트포르민 복합제는 임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3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월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엔블로정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고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 SGLT2 저해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입증함으로써 부작용 우려를 줄였다.
단독요법의 경우 투약 후 24주차 시점에 엔블로정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HbA1c)가 약 1%p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또 체중, 혈압,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고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적 개선을 확인했다.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및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의 경우 대조군인 다파글리플로진과 24주간 투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비열등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SGLT2 저해제는 신장(콩팥)의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면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1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상태 개선이 입증된 SGLT2 저해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했다.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 병용용법 시 심혈관 상태 개선이 입증된 SGLT2 저해제 혹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저해제 계열의 엔블로정을 국산 기술로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 큰 의미가 있고, 경쟁사와 큰 차이로 임상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국내외 당뇨병 환자들에게 가장 우수한(Best-In-Class) 당뇨병 신약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