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 ㈜케이바이오헬스케어에서 PHR기반의 건강관리앱인 <리터러시M>을 지난 4일 정식 출시했다. ㈜케이바이오헬스케어는 이상호 교수와 같은 병원의 변재용 이비인후과 교수, 신원철 신경과 교수, 차재명 소화기내과 교수와 함께 창업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에 선정된 회사이다.
환자들의 이런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케이바이오헬스케어는 맞춤건강관리 앱인 <리터러시M>을 만들었다. 리터러시는 원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文解力)을 뜻하며 M은 MEDICAL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메디털 문해력, 좀 더 쉽게 표현하면 헬스 리터러시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앱이다.
많은 환자들이 경험한 바와 같이 실제 의료현장은 의료진과 환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심하다. 때문에 의료에 있어 대부분의 환자는 거의 문맹에 가깝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리터러시M>은 환자들이 어렵고 복잡한 의학용어와 검진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메디컬 문해력을 키워 환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이 때 제공되는 영상은 의료진이 모두 일일이 검증한 것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딱 맞게 큐레이션해 제공된다.
리터러시M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고 간편 로그인과 회원가입만 하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입 후 데이터 연동을 하면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에서 나의 약물복용 이력과 10년 치 공단검진 결과를 스크래핑해 쉽고 검증된 건강정보를 환자 상태에 맞게 전달한다. 개인건강기록(PHR) 기반의 서비스인 리터러시M은 이용자가 무슨 약을 얼마나 먹는지 어디가 아픈지 이미 알고 있으며 만약, 의료진이 이를 진료에 활용한다면 일일이 묻지 않아도 환자의 상태를 가장 빨리, 잘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구글도 포기한 PHR 서비스! 그때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가능한 이유
PHR 기반의 리터러시M은 2012년, 천하의 구글 헬스가 시작했다 포기한 사업이다. 그런데 작은 스타트업인 ㈜케이바이오헬스케어가 다시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PHR는 개인건강기록(Personal Health Record)의 약자로 사실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가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개인 건강기록(PHR)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유는 병원 간 데이터 호환, 온라인 보안 문제 등의 여러 원인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장애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본인인증을 하면 환자가 처방받은 약 정보와 건강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마이 의료데이터가 개방되면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환자는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스타트업은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해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게 됐다.
환자가 자신의 PHR를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지 않고 공동인증서와 지문으로 계좌이체를 하고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PHR는 본인의 기록에 대해 완벽한 관리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개인의 통제하에 복수의 의료기관에서 진료 정보 교류가 가능해지며, 개인의 완전한 기록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PHR은 우리의 의료가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바뀌는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다.
PHR 서비스의 관건은 역시 메디컬 문해력!
그렇다면 환자가 PHR, 즉 마이 의료데이터를 가지게 되면 모두 건강해질까? 이 질문에 대해 이상호 대표는 말한다.
“당뇨, 고혈압, 심장병 환자가 약을 잘못 먹어서 신장 기능이 갑자기 뚝 떨어져 병원에 오는 사례가 흔한데, 예를 들어 만성 콩팥병 환자가 정형외과에서 진통소염제를 처방받고 신장 기능이 확 나빠졌다면 누구의 탓일까? 신장 기능이 나쁘다는 걸 주치의에게 말하지 않은 환자일까? 약 처방전에 환자의 신장 기능을 검사하지 않은 의사의 잘못일까? 결론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시스템의 문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자가 데이터를 제대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 즉 메디컬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건강에 있어 잘못된 정보만큼 치명적인 것은 없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환자들은 의학 정보를 유튜브 70%, 의료진 20%, 기타 10% 비율로 얻고 있다고 한다(from survey in 2021). 유튜브 콘텐츠 10개 중 2개는 잘못된 정보나 논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Rheumatol Int 2021), 환자는 잘못된 정보나 자극적 정보를 더 많이 보고, “좋아요”를 더 많이 클릭한다 (Rheumatol Int 2021). 그리고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가짜 정보의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관건은 역시 메디컬 리터러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