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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듀피젠트’ 결절성 양진 FDA 적응증 획득으로 본 약물치료 현황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9-29 10:01:26
  • 수정 2022-10-01 0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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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듀피젠트 美 최초 치료제 등극 …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칼시뉴린 억제제 쓰이지만 효과 일시적 또는 미검증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의 연구개발 파트너인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는  IL-4 및 IL-13 억제제인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결절성 양진(結節性 痒疹, 결절성 소양증, Prurigo nodularis, PN) 적응증을 28일(현지시각) 추가로 승인받았다. 


이로써 듀피젠트는 미국에서 결절성 양진 적응증을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가 됐다. FDA는 지난 5월 31일 듀피젠트를 결절성 양진 치료제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관련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다. 


결절성 양진은 기저 2형 염증(아토피피부염, 천식, 만성부비동염 등)에 속하는 만성적이고 파괴적인 피부질환의 하나다. 2~3㎜ 크기의 작은 구진이 붉은색을 띠며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결절은 피부에 생기는 단단한 덩어리를, 양진은 가려움증(소양증)을 뜻한다. 긁게 되면 아토피나 화폐상습진의 진물보다 묽은 연갈색 진물이 조금 누출된다. 주로 팔, 다리에 심한 소양증을 동반한 태선화된 결절을 형성한다. 일반적인 구진이 표피나 진피 상부에 존재하는 것과 달리 결절성 양진은 진피나 피하지방층에 뿌리를 내린다. 


FDA는 조절할 수 없는 결절성 양진을 나타내는 18세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PRIME2’와 ‘PRIME’ 등 2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이번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이들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는 위약 대조군에 비해 징후 및 증상이 개선돼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 투여군은 치료 24주차에 착수시점에 비해 가려움증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이들의 비율이 각각 60%, 58%에 달해 대조군의 18%, 20%를 3배 이상 웃돌아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또 두 임상에서 24주차에 소양증이 피부가 깨끗하거나 피부가 거의 깨끗한(almost clear) 상태에 도달한 비율이 각각 48%, 45%로 집계돼 대조군의 18%, 16%에 비해 3배 가까이 근접함으로써 2차 평가지표를 만족했다.  


24주차에 소양증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하면서 피부가 깨끗하게 또는 거의 깨끗하게 개선된 피험자의 비율은 듀피젠트 투여군이 각각 39%, 32%로 두 임상에서 도출된 위약 대조군의 9%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건강 관련 삶의 질, 피부통증, 불안증 및 우울증 등도 듀피젠트 투여군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듀피젠트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 경로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로서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와는 다르다. 미국에서 아토피피부염, 호산구성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호산구성 식도염에 이어 이번에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승인됐다. 결절성 양진은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도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사노피의 나이미쉬 파텔(Naimish Patel) 글로벌 개발, 면역‧염증 담당 대표는 “지금까지 결절성 양진과 싸워온 환자는 끊임 없는 가려움증과 피부가 화끈거리고 쑤시는 느낌을 관리하고 싶어도 치료대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서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감내해야 했다”며 “이제 듀피젠트가 소양증을 감소시키고 피부를 말끔하게 개선하는 등 결절성 양진의 핵심적이고 특징적인 증상들을 완화시켜 주면서 표준요법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는 이미 허가된 다른 적응증에서 나타난 안전성 프로필과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피험자의 2% 이상에서 가장 흔하고, 위약대조군에 비해 높게 나타난 부작용은 비인두염, 결막염, 헤르페스감염, 현훈, 근육통, 설사 등이었다. 


결절성 양진의 임상 증상과 진단


결절성 양진(PN)은 일반적으로 몸통보다는 사지의 피부에 국한된 여러 개의 단단하고 가려운 결절을 특징으로 한다. 가려움증은 항상 심각하고 고통스럽다. 발작적, 산발적, 지속적일 수 있다. 열, 발한, 의복의 자극에 의해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PN 진단에는 만성 소양증을 유발하는 만성 신장질환, 간질환, 갑상선질환, HIV감염, 기생충감염, 악성종양 등과 감별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 PN과 비슷한 피부질환인 후천성 반응성 천공성 피부염(Acquired reactive perforating dermatoses), 천포창 결절(Pemphigoid nodularis), 결절성 옴(Nodular scabies), 비후성 편평태선(Hypertrophic lichen planus), 다발성 각화극세포종(Multiple keratoacanthomas), 수포성표피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 pruriginosa) 등을 조직학적, 병리적 분석을 통해 전문의가 면밀하게 판별해야 한다. 


듀피젠트 등장 이전의 PN 치료 현황


듀피젠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피부 자극과 가려움으로 긁은 찰과상을 줄이기 위한 환자교육,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대증적 약물치료, 가려움과 긁기를 멈추고 피부가 결절이 없는 평평한 상태로 만드는 국소요법 또는 전신요법제 투여 등이 사실상 치료의 전부였다.


소양증을 줄이는 생활요법 및 약물요법,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 


PN 환자는 목욕이나 샤워 시 순한 클렌저를 사용하고 피부를 진정시키고 건조감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 완화제(emollient)를 발라 부드러운 피부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칼라민로션 또는 멘톨과 장뇌(Camphor) 함유 로션, 국소 마취제인 프라목신 염산염(pramoxine hydrochloride)을 함유한 로션 등으로 피부에 청량감과 동시에 완화 효과를 줘야 한다.


피부 긁기와 찰과상을 최소화하려면 환자는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밤에 장갑을 착용한다. 붕대나 드레싱으로 환부를 덮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려워 피부를 뜯어내는 것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기 전에 진정제인 1세대 항히스타민제( hydroxyzine, diphenhydramine)를 바르면 야간 가려움증을 조절하는 데 유용하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삼환계 항우울제(doxepin 또는 amitriptyline)는 만성 소양증과 이로 인한 우울증이 중첩될 때 고려해볼 수 있다. 


결절성 병변이 몇 개 정도에 불과할 때에는 초강력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그룹 1)에 속하는 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Betamethasone dipropionate), 클로베타솔 프로피오네이트(Clobetasol propionate), 디플루코톨론(Diflucortolone valerate), 플루시오나이드(Fluocinonide), 할로베타솔 프로피오네이트(Halobetasol propionate) 등을 추천한다. 


1주에 2~4회 잘 때 클로베타솔을 바르고 랩으로 덮는 것도 효과적이다. 차폐가 어려운 경우에는 하루에 두 번 바르는 것을 권장한다. 베타메타손 발러레이트(betamethasone valerate) 0.1%를 함유한 약용 테이프를 붙이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완벽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결절의 수가 적고 범위가 넓고 깊을 때에는 결절을 평평하게 만드는 병변내 국소주사가 이뤄질 수 있다.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acetonide)을 5~20mg/mL 농도로 4주에 한 번 환부에 주사하면 효과적이다. 일단 효과가 나면 주사치료를 중단한다. 조기에 재발될 경우에는 초강력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대응한다. 


캡사이신, 칼시뉴린 억제제, 비타민D 스테로이드 국소치료


일부 PN 환자에서 성공을 거둔 다른 국소요법으로는 국소용 캡사이신(capsaicin), 국소용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 국소용 비타민D  유사체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중 어느 치료법도 피험자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에서 적절하게 효과를 입증한 것은 없다. 개별적 임상경험과 소규모 관찰연구에 따른 증거만이 있을 뿐이다. 


국소 캡사이신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치료를 기꺼이 감수하려는 의욕적인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국소 캡사이신 0.025% 크림은 2주에서 최대 10개월 동안 하루에 4~6회,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사용하면 된다. 국소 캡사이신은 피부의 국소 감각신경 말단에서 염증 및 통증성 신경 펩타이드인 서브스탄스P(substance P)의 고갈, 표피 신경섬유의 변성, 통각신경 말단의 탈감작 등을 유도해 진통 및 항소양 효과를 발휘한다. 소양증의 완전한 관해는 치료 12일 이내에 모든 환자에서 보고되됐다. 2개월 이내에 33명 중 24명에서 결절이 평평해지고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치료 중단 후 16명의 환자에서 가려움증과 피부 결절이 재발했다.


소규모 임상에서 유익한 것으로 보고된 다른 바르는 국소 치료제로는 △타크로리무스( tacrolimus), 피메크로리무스(pimecrolimus) 등 칼시뉴린 억제제 △칼시트리올(calcipotriol), 타칼시톨(tacalcitol) 등 비타민D 유사체 △케타민(ketamine),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리도카인(lidocaine)이 혼합된 국소적 진통마취제 등이다.


병변이 광범위하거나 재발하는 난치성 PN엔 광선치료


병변이 넓고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경구 항히스타민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PN 환자에게는 1차 치료로 협대역 자외선 B(narrowband ultraviolet B, NBUVB) 광선치료가 추천된다. 


NBUVB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국소 또는 경구 소랄렌(Psoralen) + 자외선 A(PUVA)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자외선A1(ultraviolet A1, UVA1), 단색광 308나노미터 엑시머 레이저(monochromatic 308 nm excimer light) 등이 쓰인다. 하지만 이들 광선치료도 소규모, 단일군 임상사례만 있을 뿐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광선요법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 PN 환자의 면역억제 치료


전신적인 면역억제제가 쓰인다. 저용량 경구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투여(매주 7.5~20 mg 투여), 또는 경구용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매일 3~5mg/kg 투여,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또는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같은 인터루킨-6(IL-6) 차단제 겸 혈관신생억제제 등을 쓴다.


메토트렉세이트는 13명 중 10명에서 가려움증과 결절의 중중도를 감소시키는 게 입증됐다.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은 평균 2.7개월 만에 호전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혈압 상승,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쓰이는 탈리도마이드는 극심한 PN 환자에게 투여될 경우 50명 중 절반에서 중등도로 호전됐다. 12명은 경미한 개선이 있었거나 효과가 없었다. 나머지는 악화됐다. 탈리도마이드는 장기간 사용하면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난다. 이는 불가역적이어서 혈전색전증을 일으키거나 호중구감소증을 초래할 수 있다. 레날리도마이드는 탈리도마이드의 유사체로서 함염증 및 항혈관신생 작용이 더 강하지만 말초신경병증 위험성은 더 낮다. 역시 소수의 PN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치료 모두 역시 소규모이거나 단일군으로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다.


이밖에 가바펜틴(gabapentin) 및 프레가발린(pregabalin) 같은 신경조절제(neuromodulator)가 일부 PN 환자(광선치료)에서 유익할 수 있다. 


광선요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전신적 면역억제 치료가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PN 환자에게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FDA 승인 치료제인 사노피의 ‘듀피젠트’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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