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는 우울·불안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편두통은 일차두통(원인질환 없이 생기는 두통) 중 긴장성 두통 다음으로 흔한 두통이다. 국내 유병률이 17% 정도로 많으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흔하다.
서종근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편두통의 자살 경향성과 위험인자에 대해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편두통은 국내 유병률이 17%일 정도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일차성 두통 중 두 번째로 흔하다. 구역, 구토, 빛·소리 공포증이 동반될 수 있다. 편두통은 심한 두통으로 인해 업무, 학업, 가사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크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편두통은 우울·불안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자살 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11개 병원의 두통클리닉(신경과)으로 내원한 편두통 환자 35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자살 경향성이 있는 편두통 환자는 33%(118명)로 확인됐다. 이중 여성이 무려 94.1%로, 남성(5.9%)에 비해 자살 경향성이 16배나 높았다.
자살 경향성이 동반된 편두통 환자군에서 우울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9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환자건강설문지(PHQ-9) 설문조사’ 결과 8점 이상(총점 0~27점)으로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환자는 80.5%(95명)이었다.
범불안 장애가 있는 환자는 범불안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도구로 7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범불안장애-7(GAD-7) 설문조사’ 결과 6점 이상(총점 0~21점)으로 역시 80.5%(95명)였다. 자살 경향성이 없는 편두통 환자의 우울 장애(36.7%, 88명), 범불안 장애(32.5%, 78명) 비율보다 각각 더 높았다.
편두통 환자에서 자살 경향성의 위험인자는 여성, 두통의 지속 시간, 우울감, 불안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과 자살 경향성 사이의 연관성은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이른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계통의 이상을 비롯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기능 장애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편두통 환자에서 자살 경향성이 흔하게 동반된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특히 여성 편두통 환자에서 자살 경향성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임상에서 여성 편두통 환자를 진료할 때 자살 경향성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편두통 지속 시간이 길수록 자살 경향성과 연관성이 있어 두통 조절을 위한 적절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며 “편두통 환자에서 동반된 우울과 불안감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과학회지 8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