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gluten)은 밀, 보리, 귀리 등 곡류에 들어 있는 글루테닌 (glutenin)과 글리아딘 (gliadin)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물에 녹아 풀어지지 않는 성질을 갖는 단백질입니다. 특히나 글루텐 성분은 베이킹 과정 중에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잡아 빵이나 케이크 등을 부풀게 하고 그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들은 쫄깃한 식감을 내고 가공력이 좋아, 여러 식품들의 첨가제로도 활용되는데, 최근에는 이 글루텐이 함유되지 않은 글루텐-프리 (gluten-free) 식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곡류가 주 재료가 되는 빵이나 과자는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글루텐-프리 맥주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영향으로 밀가루가 ‘건강의 적’이라는 소비자의 믿음도 강화됐다. 식재료에 관심이 많은 다이어터나 웰빙족은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 글루텐프리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25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제빵류 △유제품 △육류 및 대체육류 △파스타 △소스·향신료 및 스프레드 △디저트 및 아이스크림 △간편식(ready-to-eat meals) 등 7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2010년 미국에선 글루텐 프리 제품이 식품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지목됐고 국내 식품업계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쌀국수·쌀파스타·쌀짜장·쌀볶음면 등 글루텐 프리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반려견을 위한 사료에도 글루텐 프리 제품이 등장했다.
글루텐은 밀·보리·귀리 등 곡물에서 발견되는 불용성 단백질로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해 만들어진다. 밀가루가 다른 곡분에 비해 물을 균등하게 흡수하고 면이 잘 늘어나는 것은 글루텐 때문이다. 글루텐은 이스트나 베이킹파우더에 의해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빵이나 케이크 등을 부풀게도 한다. 밀로 만든 모든 식품에는 글루텐이 들어 있는데 다른 곡물보다 월등히 뛰어난 가공 능력으로 인해 활용도가 높다.
뛰어난 식재료로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해 온 글루텐이 건강의 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은 ‘밀가루 알레르기’, 즉 ‘글루텐 민감증’(non-celiac gluten sensitivity) 등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다. 밀에 함유된 단백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수 분에서 수 시간 사이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두드러기·부기·복통·설사·가스 참·복부팽만부터 호흡곤란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일부는 증상이 손·발의 신경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엔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밀의 섭취를 제한하는 게 맞다.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는 글루텐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등 체질에 맞지 않아 질병 치유 및 증상 예방을 위해 글루텐을 배제하는 식사법이다. 체중 감량이나 건강증진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다.
이같은 식이요법은 셀리악병(celiac disease)을 앓는 경우에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셀리악병은 소장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질환으로 글루텐 함유 식품을 섭취하면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밀가루(항원)에 대한 항체가 확인되는 게 셀리악병이며, 그렇지 않으면 글루텐민감증으로 분류된다. 셀리악병 환자에선 글루텐이 장내 영양분 흡수를 저해하고 설사를 유발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단에서 글루텐 제외해야 한다.
셀리악병은 대부분 유아기에 발명하지만 드물게 성인이 된 후에 처음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서양에서 발병하며 국내는 보고된 환자가 한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 및 아동기에 발견되는 셀리악병 유병률은 0.31~0.9%이며 성인이 돼 추가되는 것을 포함하면 유럽의 경우 1~2%, 미국은 0.4~0.95%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구인보다 환자 숫자가 적은 아시아에선 0.1~1.3%로 추정된다.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이란 0.3%, 터키 0.5%, 인도 0.6%, 이스라엘 0.7% 등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기오티스 지스(Panagiotis Zis) 영국 셰필드대 의대 신경과 전문의는 2018년 손·발이 저리고 아픈 ‘글루텐 신경병증’(gluten neuropathy)이 있는 사람은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로 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밖에 가스, 설사, 변비 등이 번갈아 발생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IBS)에도 글루텐 프리 식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글루텐 과민증에 해당되는 증상이 없다면 글루텐에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우준 365mc 원장은 “밀가루에 함유된 글루텐에 대한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 중이지만 밀가루를 다이어트의 적이나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곡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며 “물론 밀 알레르기, 셀리악병, 글루텐 과민증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밀가루를 피해야 하지만 이는 국내 1%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루텐 과민증이 없는데도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섭취하는 게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일단 가공된 글루텐 프리 식품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지 않다. 특히 엽산·리보플라빈·니아신·철분 등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소화기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섬유질 함유량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결핍될 수 있는 영양소를 다른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또 글루텐 프리 식품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페인 식품연구소는 2017년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Pa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and Nutrition, ESPGHAN)에서 빵·파스타·과자·시리얼 등 대표적인 글루텐 프리 식품 654종과 글루텐이 포함된 동일 종류의 일반식품 654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 식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은 2~3배 낮은 반면 지방 함유량이 2배 높게 나타났다. 글루텐을 뺀 대신 지방이 그 공백을 채운 셈이다.
벤자민 레브홀(Benjamin Lebwohl) 미국 콜롬비아대 영양학 교수는 “글루텐 프리 식품이 오히려 영양학적으로 불완전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연구 결과”라며 “글루텐 프리 과자나 시리얼 등을 많이 먹는 성장기 아동은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17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20년 이상 축적된 20만 명의 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루텐을 기피하는 식단은 식이섬유 섭취를 차단해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민감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대다수는 사과·우유·치즈·올리고당·콩 등에 들어있는 포드맵(Fermentable Oligo-, Di-, Mono-saccharides And Polyols, FODMAP) 성분 때문에 속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포드맵이란 장에 잘 흡수되지 않는 발효성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등의 당류를 지칭하며 사람에 따라 섭취 후 장에 가스가 차는 과민성장증후군을 유발한다. 따라서 많은 의사가 저 포드맵 식단을 시도해 볼 것을 먼저 권하고 있다. 글루텐 민감성이 의심된다면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상태에 맞는 식단을 선택하는 게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