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는 8개 심혈관질환 약물의 미국 판권을 뉴저지주 브리지워터 소재 코제트파마슈티컬스(Cosette Pharmaceuticals)의 판권을 매각한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피부과 국소치료제 제네릭 중심의 코제트에 강한 경쟁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이찌가 넘기게 될 의약품의 미국 브랜드는 고혈압약인 ‘베니카’(BENICAR® 성분명 올메사르탄메독소밀 olmesartan medoxomil), 고혈압 복합제인 ‘베니카HCT’(BENICAR HCT®, 올메사르탄/하이드로클로로치아자이드, olmesartan medoxomil/hydrochlorothiazide), 장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웰콜정’(WELCHOL® 콜레세벨람염산염 colesevelam HCL, 국내 미시판), ‘’ ‘웰콜경구현탁액’(동일 성분), 고혈압 복합제인 ‘아조르’(AZOR® 성분명 amlodipine/olmesartan medoxomil). 고혈압 3제 복합제인 ‘트리벤조’(TRIBENZOR®성분명 olmesartan medoxomil/amlodipine/hydrochlorothiazide), 항응고제 ‘에피언트정’(EFFIENT® 성분명 프라수그렐 prasugrel), 무스카린(M₁ 및 M₃) 선택적 작용제로 구강건조증 및 쇼그렌즈후군 치료에 쓰이는 ‘에복잭’(EVOXAC® 성분명 세비멜린염산염 cevimeline HCL) 등이다. 모두 10년 이상 전에 미국에서 허가된 올드 의약품이다.
의약품통계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이들 인수제품의 연간 미국내 매출은 1억2300만달러로 양사간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30개월의 전환 기간에 걸쳐 다이이찌는 제품의 제조, 공급, 영업 인프라를 코제트에 이전하게 된다.
코제트파마의 CEO인 아푸르바 사라프(Apurva Saraf)는 “이번 거래는 변혁적”이라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피부과와 순환기약물 등 두 가지 별개의 영역으로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단계는 특허로 보호되고 상용화된 제품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신규 사업을 준비하면 새 영업팀 강화를 위해 6개월 동안 여러 직급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제트는 사모펀드 투자사인 아비스타캐피털파트너스(Avista Capital Partners)가 G&W래버러토리스(G&W Laboratories)의 피부과 부문을 인수하면서 2018년에 설립돼 현재 45개 이상의 품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제네릭 국소외용제다. 코제트는 2019년 11월 노스캐롤라이나주 링컨턴(Lincolnton) 소재의 두 번째 액제 공장을 인수하면서 볼륨을 키웠다. 제 1공장은 뉴저지주 사우스플레인필드(South Plainfield)에 있다.
일본에서 다케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의 이번 매각은 항암제 개발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회사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다이이찌의 CEO인 켄 켈러(Ken Keller)는 보도자료에서 “종양학 분야의 글로벌 톱 10 리더가 되기 위한 2030년 비전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종양학 포트폴리오에 초점을 맞추도록 구조를 전환하고 동시에 이러한 유산(legacy) 의약품에 의존하는 환자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특허 보호가 풀리기 전까지 베니카는 연간 26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는 다이이찌 전체 매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2017년 다이이찌는 베니카, 아조르, 트리벤조르 등 올메사르탄 함유 고혈압 제제들의 위장관 부작용과 관련된 2300건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3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다이이찌의 매각은 파트너사인 아스트라제네카(AZ)가 지난해 11월 1일 호흡기 의약품 ‘에클리라’(Eklira 성분은 지속성 무스카린성길항제인 aclidinium bromide)와 ‘듀아클리어’(Duaklir 성분 aclidinium bromide + 지속성 베타작용제인 formoterol)의 전세계 판권을 스위스 코비스파마(Covis Pharma)에 2억7000만달러에 방출한 것과 유사하다. 두 약은 2020년에 1억4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AZ는 천식치료제의 중심을 에어로스피어(Aerosphere) 플랫폼 기술을 반영한 ‘베베스피’(Bevespi) 및 ‘브레즈트리’(Breztri)로 옮겼다. 반면 에클리라, 듀아클리어는 프레스에어(Pressair) 장치를 활용한다.
브레즈트리(PT010)는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s, ICS)인 부데소나이드(budesonide), 장시간형무스카린길항제(long-acting muscarinic antagonist, LAMA)인 글리코피로니움(glycopyrronium), 장시간형 베타-2작용제(Long-acting beta2-agonists, LABA)인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formoterol fumarate)으로 구성돼 있다. 베베스피(PT009)는 부데소나이드와 포르모테롤 등 2가지 조합이다.
코비스는 2018년에도 천식 및 알레르기비염 치료제인 알베스코(Alvesco 성분명 Ciclesonide) 흡입제, 옴나리스(Omnaris, 성분명 Ciclesonide) 비강분무제와 천식 및 알레르기비염 치료제 제토나(Zetonna, 성분명 Ciclesonide) 비강에어로졸 등 3개의 호흡기 제품의 미국외 권리(아직 소유권이 없는 나라에 국한)를 3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항암제 개발에 몰두하는 다이이찌와 AZ는 17일 공동개발 중인 항체약물복합제(ADC)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 코드명 DS-8201)가 과거에 한 차례 항-싱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기반 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성인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적응증 추가 승인 신청 건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았다고 전날(17일) 발표했다.
엔허투는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는 올 2분기 중으로 추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유방암은 2020년에 세계 각국에서 200만건 이상이 진단된 가운데 68만5000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분의 1 정도의 비율로 발생한다.
이번 엔허투 적응증 추가 신청은 지난해 9월 16~21일 개최되었던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1년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3상 ‘DESTINY-Breast03’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엔허투 투여군은 앞서 ‘허셉틴주’(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트주맙 trastuzumab)와 ‘허셉틴’(트라수투주맙) 및 탁산(TAXAN) 계열 항암제 1종을 사용해 치료한 전력이 있는 HER2 양성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군에서 대조약인 로슈의 ADC 제제인 ‘캐싸일라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trastuzumab emtansine)를 투여한 그룹도다 종양이 진행됐거나 환자가 사망한 비율이 72% 낮게 나타났다.
또 DESTINY-Breast03 임상 도중 엔허투 투여군은 94.1%가 1년차 시점에서 생존한 것으로 나타나 캐싸일라 대조군의 85.9%를 능가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79.7%, 34.2%로 엔허투가 2배 이상 압도했다.
엔허투의 안전성은 선행 임상시험과 대등소이했으며 새로운 우려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4급 또는 5급의 약물치료 관련 간질성(間質性) 폐질환이 발생한 사례도 관찰되지 않았다.
엔허투는 지난해 9월 FDA에 의해 앞서 1회 이상 항-HER2 기반 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성인 HER2 양성 성인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이미 엔허투는 ‘DESTINY-Breast01’ 임상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앞서 항-HER2 기반 요법제를 사용해 ‘2회 이상’ ‘치료한 경험이 있는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성인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
엔허투는 유방암 외에도 위암, 폐암, 대장암(직장결장암)을 포함해 다양한 HER2 표적 종양들에 걸쳐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포괄적인 임상개발 프로그램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