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만으로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홍성회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교수 연구팀은 혈액 검사를 통해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GCC2 바이오마커(질병이나 건강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진단 시기에 따른 5년 생존율이 높지 않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가장 효과적이다.
매년 폐암 검진 가이드라인을 권고하고 있지만, 흉부 X선, 저선량 컴퓨터 단층촬영 (low-dose computed tomography), 양전자방출 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등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어 반복해서 진행하기가 힘들다.
세포가 분비하는 작은 소포체인 엑소좀은 다양한 세포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정상 세포와 비소세포폐암(NSCLC) 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을 서로 구별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GCC2 단백질을 발굴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폐암 세포주에서만 검출됐고, 폐암 진행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초기 단계에서도 유의성 있게 높은 발현 증가를 나타냈다.
폐암 초기(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혈장에서 분비된 엑소좀의 GCC2 단백질 발현량은 건강한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이 엑소좀 GCC2의 진단 민감도(sensitivity) 와 특이도(specificity)를 진단한 결과 각각 90%와 75%로 나타났다.연구팀은 GCC2 바이오 마커가 폐암의 조기 진단에 뛰어난 성능을 보일 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조직을 채취해 검사하는 조직 생검이 불필요해 환자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홍성회 연구책임자인 고려대 교수는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조직 생검 등의 방식은 환자에게 부담이 많이 가는 방식"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혈액을 통한 폐암 진단 방식은 환자들에게 안전하면서도 조기 진단을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연구중심병원 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은 지난달 31일 종양학(oncology) 분야 학술지 ‘캔서스(canc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