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부인암 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난소암 · 자궁경부암 · 자궁내막암 등 여성의 생식기에 발병하는 암을 ‘부인암’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0년 2만 8.202명에서 2019년 2만 6,161명으로 약 7% 감소했다. 반면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는 같은 기간, 3,340명에서 3,756명으로 약 12% 증가했다.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환자 역시 같은 기간 20~30대 환자가 약 64%, 38% 늘었다. 부인암은 감소 추세지만, 20~30대 환자는 도리어 많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혼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 부인암을 진단받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가임력 보존 치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임력 보존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기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가임력 보존 가능성이 높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0기에 발견하면 세포 변형 부위만을 원뿔 형태로 잘라내는 원추절제술을 시행한다. 1기 때는 종양이 있는 자궁경부만 절제하고 아기의 집인 자궁 체부는 보존해 가임력을 유지한다.
자궁내막암은 일반적으로 자궁적출술과 난소 및 난관 절제술이 권고되지만, 가임력 보존을 희망하는 초기 암 환자라면 고용량 프로게스테론 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고용량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요법은 자궁내막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여 1년내에 약 70-80% 환자가 치료가 가능하므로 완치 후 즉시 임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궁내막암은 재발률이 높아서 임신이 안되는 경우는 1년 내에 약 30% 환자가 재발하게 되므로 정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난소암은 한쪽 난소에만 종양이 발생한 초기에, 해당 난소만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임력을 보존한다. 김태진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3기 이상일 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연히 산전 검사에서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20~30대 젊은 환자들의 경우,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임력 보존술 시행은 초기 암이라도 환자마다 암 조직의 성질이 다양해 암의 크기와 병기뿐 아니라 조직학적으로 전이 가능성이 큰 암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김태진 교수는 “부인암 환자에서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궁이나 난소를 제거하지 않는 것은 암의 악화나 재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치료 대상을 정확하게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수술 시에도 매우 고난도 의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진 교수는 “자궁경부암 초기에 자궁보존과 광범위자궁경부적출술을 진행하더라도 수술 중 자궁경부 길이가 너무 짧아지면 자궁경부근무력증으로 인한 조산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자궁경부 가까이에는 항문과 방광으로 가는 신경이 접해 있어 배뇨나 배변 장애 발생 위험도 있기 때문에 고난도의 의술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궁체부와 자궁경부 사이의 절단면에 근접한 자궁동맥은 임신 시 태아에게 가는 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술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으로 자궁경부암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면 자궁내막암과 난소암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정기검진외에도 비정상적인 출혈, 하복부 통증, 만져지는 종괴와 같은 부인과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