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노바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몬로비아(MONROVIA)에 소재한 암‧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단일클론항체 및 사이토카인 계열 신약을 개발하는 젠코(Xencor 나스닥 XNCR)로부터 2016년에 도입한 이중항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기로 했다.
이번에 폐기키로 한 이중항체는 CD123, CD3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바이브코타맙(vibecotamab, 개발코드명 XmAb14045)으로 혈액암에 대한 미국 외 권리를 포기했다. 노바티스는 2016년에 젠코의 이중특이항체 플랫폼을 인수했으나 2019년에 XmAb13676 이중특이항체를 버린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이들 두 가지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되 비용은 똑같이 분담하고, 노바티스는 젠코가 추가로 개발 상용화하려는 4개의 약물에 대한 전세계 허가권을 얻으며, 노바티스가 젠코가 소유한 10개 분자의 XmAb Fc 플랫폼 기술에 대한 비독점 실시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선불계약금 1억5000만달러를 젠코에 지급키로 했다. 항체 개발 성공에 따른 임상 진입, 허가, 판매 마일스톤을 추가해 도합 최대 25억6000만달러를 젠코가 지급받는 조건이었다.
바이브코타맙은 2명의 환자가 사망하자 일시적으로 임상이 보류된 상태다. 이런 부작용은 1상 데이터가 마무리될 상황에서 벌어졌고 최소한 이중특이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에 노바티스는 지난 8월 젠코에 라이선스 포기 의사를 전달했으며 바베코타맙의 1상 연구가 마무리될 예정인 내년 2월에 권리 종료를 마칠 예정이다. 다만 내년 8월까지 노바티스는 비용 분담금을 부담하게 된다.
이 조치는 젠코가 스스로 바이브코타맙의 적극적 개발을 포기한 데 부응한 것으로 사실상 종료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 종료는 CD123 바이오마커가 급성 골수성백혈병(AML) 환자의 치료결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방법론에 회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CD123은 AML에서 조명을 받은 표적으로 이를 억제하는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돼왔다. 하지만 실패는 거듭되고 있다. 호주 CSL과 존슨앤드존슨(얀센) 등은 항 CD123 단일클론항체를 평가한 결과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자 연구개발을 중단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시젠(Seagen)은 안전성 문제로 CD123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을 중단했다. 반면 이뮤노젠(ImmunoGen)은 이 방식을 여전히 적용하고 있다.
노바티스, 사노피, 얀센 등 여러 회사는 CD123을 추적하는 더 나은 방법으로 이중특이성을 식별하고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다양한 문제에 시달렸다.
얀센은 파트너인 덴마크 바이오 회사 젠맙(Genmab)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1상 임상 도중 일시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 연구는 올해 초에 끝났고 젠맙은 여전히 파이프라인에 새로운 신약후보를 추가하고 있지만 임상 개발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사노피는 올해 이 약의 임상시험을 종료했다.
압테모테라퓨틱스(Aptevo Therapeutics)와 마크로제닉스(MacroGenics)는 CD123 이중특이항체에 대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한 흥미와 가능성이 얇아져 표적치료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갉아먹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노바티스는 지난 6월에 젠코로부터 2016년 체결 계약의 다른 부분을 통해 이중특이항체 후보를 선택했다. 이를 더 밀어붙여 성공을 이끌지 여부는 전적으로 노바티스에 달려 있다.
한편 얀센은 젠코로부터 CD20 × CD3 XmAb 이중특이성 항체인 플라모타맙(plamotamab), CD28 공동자극(co-stimulatory) 수용체를 통해 T세포들을 조건부로(conditionally) 활성화시키도록 설계된 새로운 XmAbⓇ B세포 표적 이중특이항체 등 2가지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지난 10월 4일 손을 잡았다. 플라모타맙은 CD20 발현 악성혈액종양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임상 1상 용량증량 시험을 마친 단계다. 당시 계약은 선불금 1억달러, 2500만달러 상당의 젠코 신규 보통주 매입, 11억8800만달러의 마일스톤 등 최대 13억1300만달러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