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작 일주일 만에 음주 폐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첫 주(1~7일) 음주 운전을 했다가 단속되는 건수는 하루 평균 406.3건까지 늘었다. 지난 1~9월 309.9건, 사적 모임 완화 조치가 있던 10월(361.8건)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일주일 간 2844명이 음주운전에 단속됐다. 전월 주평균 적발된 음주운전자 수보다 3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음주운전 단속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하루 평균 단속 건수는 406.3건으로, 지난 10월 하루 평균(361.8명)보다 44건 가량 늘었다. 작년 연말 3차 대유행 여파로 송년회를 생략했던 직장인들이 올해는 잇따른 송년회로 술자리가 잡힌다는 뜻이다.
요즘에는 연극이나 영화 관람 등 각종 문화 행사로 송년회를 열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세는 술이다. 연이은 과음은 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해 간염, 간경변 등 각종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몸에서 느낄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방심하고 계속 술을 마시기 쉽다. 실제 젊었을 때부터 마신 술이 간의 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은 50대쯤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술 젖은 연말’은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술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시면 심혈관 질환, 간경변증 위험이 커지고, 중성지방이 쌓여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매일 과음을 하면 대부분 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게 된다. 술을 분해할 수 있는 간의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과음’의 정해진 기준은 없다. 자신의 주량을 넘어선 술을 마시면 과음이다.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흡수되면 간에서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
이 성분은 간에 원래 있던 지방질을 파괴하면서 성질을 변화시키는데, 이 변화된 지방질이 쌓이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 하지만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겨도 증상은 거의 없으며, 드물게 윗배가 불편하다거나 피로를 느끼는 정도이므로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술을 2~3개월 이상 마시지 않으면 간은 원래대로 회복된다.
하지만 술을 계속 마시면 10명 가운데 2~3명이 급격한 간 기능 장애를 보이는 알코올성 간염이 생길 수 있다. 증상도 발열, 황달, 복통, 간 기능 장애 등이어서 스스로도 알 수 있다.보통 성인 남성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의 양은 160~180g 정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80g 이상을 마시면 간 기능에 해를 끼치기 시작한다.
중요한 점은 주량은 사람마다 달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의 경우 한두 잔의 술도 간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건강한 음주법의 첫째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양은 주종에 관계없이 각 술의 잔으로 3~5잔을 넘지 않아야 한다. 다음으로 매일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도 이에 11월을 ‘음주폐해예방의 달’로 정하고, 절주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의 ‘뒤집잔’ 캠페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윤신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연말연시에 공원이나 놀이터 같은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지 않도록 ‘금주 구역’을 알리는 TV 광고 캠페인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은주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 2회 이상 소주 1병을 넘게 먹는 ‘고위험음주’는 건강 위험을 크게 늘리는 데다, 연말연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폭음은 ‘만취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며 “위드 코로나가 과·폭음 사회로 회귀하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