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으로 한창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 차세대 mRNA 치료제‧백신 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인 모더나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인근 에머리빌 (Emeryville)에 본사를 둔 유전자편집 전문 생명공학기업 메타제노미(Metagenomi)와 전략적 연구‧개발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두 회사는 생체 내 치료제에 적용할 새로운 유전자편집 시스템의 개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합의에 따라 메타제노미는 다양한 차세대 유전자편집 도구(tools)를, 모더나는 mRNA 플랫폼 및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각각 제공해 중증 유전성질환을 위한 근치적 치료제(curative therapies)를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메타제노미는 계산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수천 개의 미생물 게놈 스크리닝을 관리함으로써 1세대 기술에 비해 정확하고 다양하며 응용 범위가 넓은 유전자편집 시스템 제품군을 만들었다.
모더나의 최고과학책임자이자 유전체학 부문(Moderna Genomics)의 대표인 에릭 황(Eric Huang)은 “메타제노미가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한 가용성 데이터를 제시했을 때 참을 수 없는 매력을 느꼈다”며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CEO에게 알렸고 철저한 실사를 거쳐 연구개발 협력에 나서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황은 메타제노미의 과학자문위원회(SAB) 위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사심과 편견 없이 메타제노미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한 유전자 녹아웃이나 점 돌연변이나 단일 염기서열변이 교정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며 “두 회사의 공통점은 꿈이 너무도 원대하며 좋은 과학을 실현하려는 열망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에릭 황은 구체적인 향후 치료제 개발 방향이나 메타제노미에 대한 투자 금액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연구자금 지원 및 지분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여느 계약과 마찬가지로 선불계약금, 옵션 행사 비용, 개발 및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을 메타제노미가 챙기게 된다. 모더나는 메타제노미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지분 투자를 집행키로 합의했다.
모더나의 반셀 CEO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매출 수십억 달러의 일부를 유전자편집 전문업체 인수에 쓰겠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그 방향성에 맞춰 에릭 황이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이번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메타제노미(Metagenomi)의 CEO인 브라이언 토마스(Brian C. Thomas)는 “모더나와의 제휴는 자연스러운 파트너십”이라며 “두 회사의 사명이 일치한 것은 분명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당장 임상시험에 들어갈 준비가 된 유전자편집 기술을 갖고 있으며 가능하면 빨리 임상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모더나와 협력할 계획”이라며 “생체 내 유전자편집을 위한 최고의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전자편집은 지금까지 Cas9 기술에 중점을 두었지만 더 많은 것이 있다”며 “큰 DNA 단편을 게놈에 정확하게 통합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최근 CRISPR 관련 트랜스포사제(transposases)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해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을 뛰어 넘는 새로운 편집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유전자편집 기술 진화가 Cas9에서 멈추고 한 가지만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메타제노미 측은 그동안 여러 회사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다고 튕겼으나 모더나가 사상 첫 제휴다. 메타제노미는 2020년 말 시리즈A에서 6500만달러를 바이엘로부터 조달했고 올해 4월엔 RA Capital로부터 추가로 1000만달러를 보충했다.
물론 지난 6월말 인텔리아(Intellia)가 유전자편집 치료제를 위한 최초의 인간 데이터를 발표해 이 분야의 선구자임을 입증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간(肝)도 타깃으로 한다. 이에 강력하게 도전할 수 있는 잠재적 라이벌이 메타제노미란 분석이다. 모더나와 메타제노미는 mRNA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장기적으로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