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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셈블릭스’ Ph+ 만성골수성백혈병(CML) 가속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1-02 10:37:12
  • 수정 2023-12-18 13: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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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리벡’ ‘타시그나’ 이을 3번째 효자 기대 … T315I 변이 CML에 정식 승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3번째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셈블릭스정’(Scemblix 성분명 애시미닙 ascimini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회 이상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TKI)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24주차의 주요분자학적반응(MMR) 지표가 기준치 이하일 때 쓸 수 있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 만성기(Ph+ CML-CP: Philadelphia chromosome-positive chronic myeloid leukemia in chronic phase) 3차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와 함께 셈블릭스는 T315I 변이를 나타내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 만성기 환자 치료 용도로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얻었다. 


셈블릭스는 노바티스가 2001년 5월 TKI 제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최초의 CML 표적치료제인 ‘글리벡필름코팅정’(Gleevec 성분명 이매티닙, Imatinib)와 2세대 TKI제제인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캡슐’(Tasigna 닐로티닙, nilotinib)에 이어 3번째로 개발된 CML 치료제다. 따라서 셈블릭스는 기존 TKI 제제들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활로를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타시그나는 2007년에 기존 치료제로 저항성 또는 불내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나 2023년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물질특허가 끝나는 ‘특허절벽’에 봉착하게 돼 셈블릭스의 이번 승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타시그나는 올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한 15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 라벨을 업데이트하면서 지속적인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는 타스그나 복용을 중단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한편 글리벡은 2016년 미국에서 제네릭이 출시되기 전까지 연 매출 47억달러에 근접했다. 2021년 첫 9개월 동안 이 약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감소한 후 7억 91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타시그나의 경쟁약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스프라이셀정’(Sprycel 성분명 다사티닙, Dasatinib)은 올해 9월까지 누적으로 작년보다 1% 하락한 15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케다(국내서는 한국오츠카제약 판매)의 ‘아이클루시그정’(Iclusig 성분명 포나티닙, ponatinib)가 2020년 12월 18일 3세대, 3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아 CML 시장에 진입했다.


FDA는 T315I 변이를 동반한 Ph+ CML-CP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3상 ‘ASCEMBL’ 임상과 과거 1상 임상에서 확보된 결과를 근거로 ‘셈블릭스’ 두 가지 적응증을 승인했다. 


임상 결과 셈블릭스 투여군은 24주차에 평가했을 때 주요분자학적반응에 도달한 비율이 25%로 화이자의 ‘보술리프’(Bosulif 성분명 보수티닙 bosutinib) 대조군의 13%를 2배 가깝게 육박했다. MRR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았는지, 그래서 약물 투여를 중단해도 되는지. 또는 질병 진행이 재개됐는지 가장 빨리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아울러 T315I 변이는 과거에 TKI를 받은 환자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하게 발현되며 전체 CML 환자의 10~27%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45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셈블릭스는 24주에 T315I 돌연변이 CML 환자의 42%에서 치료반응을 보였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치료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셈블릭스 투여군은 7%로 보술리프 대조군의 25%에 비해 3분의 1 이하 수준이었다. 


셈블릭스 투여군의 20% 이상에서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 및 검사결과 이상은 상기도 감염증, 근골격계 통증, 혈소판 및 호중구 감소,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 중성지방 수치의 증가, 혈중 크레아티닌, 혈중 알라닌 아미노기 전이효소(ALT) 수치의 상승 등이다.


셈블릭스는 백혈병 세포 생성과 관련된 단백질인 ABL 미리스토인 포켓(ABL myristoyl pocket)에 결합하는 최초의 FDA 승인 CML의 치료제로다. STAMP(Specifically Targeting the ABL Myristoyl Pocket) 저해제로도 불린다. 1차 치료제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3상 ‘ASC4FIRST’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의사가 선택한 다른 CML 치료제와 셈블릭스를 첫 번째 치료제로 내세워 직접 비교하는 것이다. 노바티스는 또한 2상 시험에서 기전이 다른 글리벡과 셈블릭스를 병용해 유효성의 시너지가 나타나는지 평가하고 있다. 


백혈병‧림프종학회의 리 그린버거(Lee Greenberger) 최고 과학책임자는 “20여년 전에 TKI가 처음 도입돼 CML 치료에 혁신을 가져왔지만 상당수 환자들이 최소 2회 치료를 진행하고도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에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셈블릭스 적응증 추가 획득으로 CML 치료의 간극을 좁히는 데 희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종의 TKI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CML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약 55%에서 불내성이 수반되고 있다. 또 2차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들의 최대 70%가 2년의 추적조사 기간 이내에 MMR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T315I 변이가 나타난 환자들은 현재 사용 중인 대부분의 TKI에 저항성을 보이면서 증상이 악화될 위험성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CML 환자의 75%가 기존 치료에 실패하며, 환자의 약 15%가 3차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다. 


뉴욕에 소재한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마이클 마우로(Michael J. Mauro) 골수증식성 종양 프로그램 담당 책임자는 “CML이 기존 치료제로 실패했거나 부작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거나, 또는 이들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 치료가 어렵게 된다”며 “CML 치료에 ‘셈블릭스’가 추가됨에 따라 이 혈액암과의 싸움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고, 2차 치료제로 전환한 후 임상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환자뿐만 아니라 T315I 변이가 나타나 증상이 심하게 나빠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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