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오피니언은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다수 대학병원에서 참여한 클론성조혈증 컨소시엄에 등록된 코로나19 환자 525명을 분석한 결과 클론성조혈증이 있을 경우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약 2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클론성조혈증 여부를 검사한 적 있는 고형 종양 환자 1636명 중 코로나19에 양성을 보인 413명과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3차 의료기관 4곳에 코로나19로 입원한 암이 없는 건강한 환자 112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NGS 유전자 검사로 클론성조혈증 여부를 확인했다. 1차 평가변수는 산소포화도 94% 이하, 1L이상의 보충 산소가 필요한 저산소증을 앓는 심각한 코로나19 감염이었다. MSKCC에서는 94명(약 23%), 국내 환자 중에는 68명(약 61%)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였다.
이를 클론성조혈증과 연결해 분석했을 때 MSKCC의 경우에는 클론성조혈증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51%, 비중증 환자의 30%에서 관찰됐다. 국내 환자군에서는 클론성조혈증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25%, 비중증 환자의 16%에서 관찰됐다. 두 군의 환자 데이터를 종합하면 클론성조혈증이 코로나19의 중증 진행 위험을 1.85배 높였다. 또 유전자변이의 종류별로 클론성조혈증이 코로나19 중증도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 분석한 결과 특히 암 유발 돌연변이가 없는 클론성조혈증 환자에서 코로나19 중증 위험도가 2.01배 높았다.
지놈오피니언은 이번 연구에서 국내 클론성조혈증의 유전정보 분석을 담당했다. 고영일 지놈오피니언 대표(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클론성조혈증은 그간 심혈관질환, 암 등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주목받아 왔는데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중증도와의 상관관계 또한 확인된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중증 진행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클론성조혈증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클론성조혈증은 혈액 생성을 담당하는 조혈모세포에 후천적으로 한두 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누적되면 암이나 심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혈액 검사를 통해 클론성조혈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코로나19 이외에도 다른 감염병과 클론성조혈증과의 상관관계 결과도 포함됐다. MSKCC의 고형암 환자 1만421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클론성조혈증에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감염이 나타날 확률이 2.01배 높았다. 또 연쇄상구균과 엔테로코쿠스 감염증이 나타날 확률도 1.56배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클론성조혈증과 심각한 감염병 위험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