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리고 있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1)에서 미국 머크(MSD)는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의 흑색종에 대한 KEYNOTE-716, 재발성·지속성·전이성 자궁경부암에 대한 KEYNOTE-826,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KEYNOTE-355 등 새로운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또 난소암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저해제 항암제인 ‘린파자캡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과의 병용요법, 자궁내막암 및 신장암에서 에자이의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렌비마캡슐’(Lenvima 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과의 병용요법 결과를 소개했다.
또 지난 8월 13일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 RCC), 중추신경계(CNS) 혈관모세포종(hemangioblastoma), 췌장내분비종양(pancreatic neuroendocrine tumors, pNET)으로 진단됐으나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성인 폰히펠-린다우병(VHL)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받은 HIF-2α 억제제 ‘웰리레그’(Welireg, 성분명 벨주티판, belzutifan, 코드명 MK-6482, PT2977)의 신규 데이터도 소개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KEYNOTE-716(흑색종)과 KEYNOTE-826(자궁경부암) 연구였다.
MSD는 KEYNOTE-716 임상연구 결과 고위험 2기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절제 후 키트루다를 투여하면 위약 대비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35% 줄였다고 밝혔다.
중앙값 14.4개월의 추적기간에서 질병 재발 또는 사망에 이르는 시간의 중앙값은 양쪽 투여군에서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위약 대조군은 82명(16.8%)이 질병의 재발을 경험한 반면 키트루 투여군은 54명(11.1%)으로 낮았다. 23명의 키트루다 복용자와 38명의 위약 환자가 원격 또는 전이성 재발을 보였다.
이번 임상은 2기 중에서도 예후 인자가 더 나쁜 2b/2c기 환자를 등록했다. 2b/2c기 환자는 3기 환자와 거의 같은 규모인데 현재 2기 흑색종에 대한 치료지침은 ‘단순관찰’을 권장하는 선에 머물고 있다고 스코트 에빙하우스(Scot Ebbinghaus)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의 부소장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2세 이상의 2b기 또는 2c기 흑색종 환자를 위한 보조요법(Adjuvant) 단독치료제로 키트루다의 우선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승인 결정시한은 올해 12월 4일로 설정했다.
이에 반해 라이벌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 (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수술 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의 단독요법제 또는 CTLA-4 억제제인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와의 병용요법, 완전 절제술을 받은 림프절을 침범하거나 전이성인 흑색 종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 단독요법제로 허가돼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흑색종 3기로 국한돼 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 MSD는 키트루다를 2기이며 림프절로 전이되지 않은 환자의 완전절제수술 후 보조요법제로 FDA 승인을 추진 중이다. 키트루다는 이미 3기 흑색종에 대한 보조 치료제 외에도 새로 진단된 전이성 흑색종에 대해서도 단독요법제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보조요법제로 키트루다를 투여했다가 질병이 재발한 경우 전이 상태에서 환자들이 다시 키트루다를 투여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KEYNOTE-716 시험의 후반부에서 재발한 환자에 대해 키트루다를 다시 투여한 결과 1단계 치료 후 6개월 이내에는 재발이 일어나지 않았고 다시 면역력을 얻을 수 있었다. 위약 투여군은 질병 진행 시 면역요법(키트루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MSD는 흑색종에 대한 키트루다의 조기 투여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계속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키트루다는 KEYNOTE-826 3상 연구에서 재발성·지속성·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 로슈의 ‘아바스틴주’(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를 포함하거나 포함하지 않는 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하면 사망 위험이 33% 감소했다고 밝혔다.
PD-1 억제제가 자궁경부암 1차 치료제로서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이는 종양이 PD-1/PD-L1 억제제에 더 나은 반응을 보이는지 반영하는 바이오마커인 PD-L1의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얻은 성적이다.
키트루다 추가 투여군은 평균 24.4개월, 아바스틴을 포함하거나 포함하지 않은 표준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16.5개월을 생존했다. 2년 후 키트루다 복용자의 50.4%가 생존한 반면 대조군은 40.4%로 열세를 보였다.
앞서 PD-1/PD-L1 억제제의 제왕인 키트루다는 지난 7월 27일 면역관문억제제로는 처음으로 초기 삼중음성유방암(TNBC)에서 수술 전엔 병용, 수술 후엔 단독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화학요법제와 병용하는 용법으로 지난 7월 23일 허가를 받았다.
또 키트루다는 투명세포 신세포암에서 수술 후 투여할 경우 위약보다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