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갑작스러운 이명과 함께 난청 증상이 찾아오는 돌발성 난청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돌발성 난청은 단순한 이명이라 생각해 치료를 미루다 뒤늦게 발견되면 회복이 어렵고, 드물게는 뇌종양 등 뇌질환의 징후일 수도 있어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김영호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자문으로 돌발성 난청에 대해 알아본다.
갑작스러운 '삐 소리', 돌발성 난청 의심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를 시해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감각신경성 난청을 말한다.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느껴지거나 귀가 막힌 느낌이 들고, 때때로 현기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은 대개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고 중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연간 유병률은 10만 명 당 5~20명 정도로 보고된다.
조기 진단, 치료 전략 선택이 중요
돌발성 난청은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으므로 난청의 원인이 될 만한 요인들을 차례대로 제외해 나가며 진단한다. 귀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이후 경과된 시간이나 최근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 동반증상 등은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기본적인 병력 청취 후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의 정도와 양상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종양 유무 감별을 위해 MRI 등의 영상 검사도 진행한다.
돌발성 난청은 주로 전신적 스테로이드 약물요법을 사용하는데, 이뇨제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병합요법으로 고막 안쪽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직접 주사투여하기도 한다. 치료 과정에서 청력을 반복적으로 검사하며 추가적인 치료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초기에 개별 환자의 난청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전략의 선택이 치료 성공에 중요한 요소다.
단순 이명으로 생각 방치하면 위험
대부분 한 번쯤은 자신의 귀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사라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은 돌발성 난청에서 80~90% 빈도로 동반되는 주요 증상이므로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치료에 실패할 위험이 매우 높다.
심하지 않은 돌발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데, 상당수 환자는 본인의 난청 사실을 초기에 인지하지 못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 가능성이 떨어지고, 영구적으로 청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명과 함께 난청이 의심된다면 증상이 가볍더라도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이명, 뇌질환 징후?
돌발성 난청의 조기진단이 중요한 다른 이유로는 귀에서 나타나는 이상 증상이 뇌종양의 동반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김영호 교수팀이 돌발성 난청 환자 535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해보니, 3.4%에 해당하는 18명에서 발병된 귀 인접 부위에서 평균 10.71mm 크기의 뇌종양이 발견됐다.
특히 이들은 난청 증상 외에 뇌종양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단순한 이명으로 착각해 뇌종양이 치료되지 않고 악화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뇌종양은 방치하면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돌발성 난청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자신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돌발성 난청 자가진단법 해보자
돌발성 난청은 아직 발생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확실한 예방법도 없다. 이명, 어지럼증 등 귀 증상이 인지되면 지체 없이 진찰을 받아보는 게 최선이다. 다만, 난청 증상을 본인이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손을 이용해 자신의 이마를 몇 차례 두드려보아 소리가 양측 귀에서 감지되지 않고 한쪽으로 몰려 들리면 정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는 한쪽 귀만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되는 간단한 자가진단 방법이며,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물론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