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한국다케다제약이 일반의약품과 만성질환 의약품 중심에서 항암제, 유전질환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로 체질 변화를 통한 혁신을 천명하고 나섰다.
한국다케다제약은 8일 다케다제약본사 창립 240주년 및 한국다케다제약 10주년을 맞아 ‘다케다제약, 환자를 위한 혁신 성장의 변곡점을 찍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는 “지난 240년간 지속된 ‘다케다 유산’을 기반으로 전 세계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써왔고 혁신,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한국다케다제약은 환자중심주의 실현과 혁신적인 치료제를 통해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며 다시 한 번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더욱 잘하는 분야에서 환자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매출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프라이머리 케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면 앞으로는 스페셜티 케어를 중심으로 혁신을 추구해 환자들의 삶에 보다 근본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의지는 항암과 위장관질환, 신경계질환, 희귀질환 등 4대 핵심 치료 영역과 부합하는 한국다케다제약 4대 사업부의 총괄이 연자로 나서 각 사업부의 주요 포트폴리오와 핵심 전략을 발표한데서도 엿볼 수 있다.
다케다제약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성을 소개하고 더욱 혁신적인 의약품 출시를 예고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먼저 김정헌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국내 암 환우를 위한 온콜리지 사업부의 ‘3P(Patient, People, Product)’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온콜로지 사업부는 무엇보다 환자를 가장 우선시함으로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한 후 주목할 만한 제품으로 투약의 편의성을 높인 ALK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룬브릭’과 난소암 치료제 ‘제줄라’, 혈액암 치료제인 ‘닌라로’ 등을 소개하며 추가적으로 면역항암제 개발 및 도입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훈 소화기사업부 총괄은 타사의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들이 다른 질환에도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킨텔레스나 메자반트 등 자사의 치료제들은 염증성장질환에 특화돼 보다 효과적이고 안정적이라며 국내시장에서 인지도를 제고하는 활동 등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지창덕 유전질환 사업부 총괄은 다케다제약은 ‘희귀질환 환자들의 전정한 동반자’라며 앞으로도 국내에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치료환경 개선을 목표로 희귀질환에 필요한 최적의 치료제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나경 혈우병사업부 총괄은 지난 20년간 한국 혈우병 치료 환경의 개선을 위해 한국다케다제약이 기여해 온 부분을 소개했다. 이어 “혈우병 외에 단백질C 결핍증이나 PCC결핍증 등 타사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희귀 혈액질환 분야로 지경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스페셜티 케어의 연구개발이라는 변화를 위한 노력은 모기업이랄 수 있는 다케다제약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올해 창립 240주년을 맞은 본사에서 내세운 비전이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이라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케다제약은 연구개발 중심‘을 모토로 그동안 글로벌 전략 중심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해왔다. 특히 2014년 크리스토퍼 위버 CEO가 취임한 이후 스페셜티 케어 영역으로 항암·희귀유전·위장관·신경계 질환 등 4대 핵심 분야를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이후 다수의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라이센스아웃(기술이전)을 적극 진행하는 한편 다케다제약에 없는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다케다제약은 지난 2008년 항암전문 제약사 밀레니엄을 인수한데 이어 2011년에는 스위스 제약사 나이코메드, 2017년에는 아리아드를 합병하고 2019년에는 620억 달러(71조20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희귀질환 전문제약사 샤이어를 인수한 바 있다.
특히 샤이어 인수 후 인수부채 상환을 위해 자국 내 일반의약품(OTC) 자회사 다케다컨슈머헬스케어의 모든 주식을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 매각하는가 하면 지난해 국내 제약사 셀트리온에 당뇨병과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 조차 감수할 정도로 스페셜티 케어의 연구개발에 총력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다케다제약은 전 세계 80개국에서 5만 명을 고용하고 매출액 35조원, R&D비용으로 5조원을 지출하는 거대 글로벌 제약사로 변모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다케다제약 1개사의 글로벌 매출이 우리나라 1년 매출규모 150%에 달하는 셈이다.
물론 한국다케다제약의 도약 역시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일본계제약 3월 결산법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다케다제약은 지난해 매출 25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7%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한국다케다제약의 스페셜티 케어 연구개발을 통한 변화와 혁신의 천명이 향후 어떤 결과물을 산출해낼지, 또 제약업계에 미치는 반향이 어떠할지 여부에 대한 업계의 이목과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