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동맥화학색전술은 간암 치료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시술로, 간의 종양세포가 자라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간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색전 물질로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가 최근 다발성간암을 진단받은 김모 씨(67)에게 간동맥화학색전술을 실시해 10만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1989년 9월 첫 시술을 시작으로 32년 동안 하루 20건 이상의 시술을 꾸준하게 시행해 달성한 기록이다.
간동맥화학색전술 10만례 달성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기록으로 국내 간암 치료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증명한다. 혈관을 섬세하게 찾아 색전술을 하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간동맥화학색전술은 주로 간암이 다발성이거나 환자의 간 기능이 절제술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나쁠 때 시행된다. 종양의 크기, 개수, 진행 정도에 상관없이 시술이 가능하고 회복 기간이 짧아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게 장점이다.
정상 간조직은 간문맥에서 75%, 간동맥에서 25%의 혈액을 공급받지만 간암 조직은 90% 이상의 혈액을 간동맥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간동맥만 선택해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으면 정상적인 간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킬 수 있다.
간암의 비수술치료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간동맥화학색전술이나 고주파열치료 등이 시행된다. 비수술치료는 평균적으로 전체 간암 환자의 30~40%에서 적용되며, 고주파열치료는 종양의 지름이 3㎝ 이하, 3개 이하로 전이가 없을 때 가능하다.
최근에는 간동맥으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구슬을 주입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사선색전술 등 합병증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들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윤현기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간동맥화학색전술 적용 환자는 간암 치료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고, 전신마취와 개복수술에 따른 위험이 없다. 특히 부작용이 적고 시술 후 회복이 빨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간동맥화학색전술 10만례 달성은 간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 모든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유기적인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