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의 바이오제약사 오파자임(Orphazyme)의 희귀질환 신약후보물질인 ‘마이플리파’(Miplyffa, 성분명 아리모클로몰 arimoclomol)가 결국 낙마했다. 이로써 덴마크 최초의 밈(MEME, 인기를 선도하며 입소문 투자를 유도하는) 주식이 18일(현지시각) 시장 초기 거래에서 75% 폭락했다.
오파자임은 이날 C형 니만피크병(Niemann-Pick Disease Type C, NPC)을 목표로 신약승인신청을 낸 아리모클로몰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응종결서신(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FDA는 5-도메인 NPC 관련 임상 심각도 척도(NPC Clinical Severity Scale, NPCCSS)에서 특히 삼킴 능력 영역의 타당성과 해석을 더욱 입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성적 및 정량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CRL을 발행했다.
FDA는 또 CRL에서 신약승인신청에서 위험 대비 이익을 평가하기 위해 단일 건의 2/3상 임상시험을 뛰어넘는 추가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FDA는 3개월 전에도 심사 근거가 부족하다며 심사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2/3상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는 5- 도메인 NPCCSS로 측정한 질병 중증도의 진행 여부였다. 이는 NPC 환자, 간병인, 의사와 임상적으로 가장 관련성이 높은 5개의 도메인으로 구성된 질병 진행에 대한 측정 지표다.
오파자임의 CEO인 크리스토페 부르돈(Christophe Bourdon)은 “NPC에 대한 긴급한 치료수요를 감안할 때 FDA의 심사결과에 낙심했다”며 “우리는 질병 관리에 나서는 환자 가족들에게 아리모클로몰을 제공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최대한 협력하면서 올 4분기에 유럽의약품안전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의견이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화시의 이사회 부의장인인 보 예스퍼 한센(Bo Jesper Hansen)은 “주주 대표로서 매우 실망했다”며 “EMA 승인을 추구하면서 FDA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면 오파자임의 발전 경로가 마련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NPC에서 성과를 이루려면 조직의 모든 사람이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므로 이사회는 경영진이 최대한 많은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NPC는 희귀유전성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 LSD)이다. 점진적으로 쇠약해지면서 영유아기에 발병하면 5세 이상을 넘기기 힘들며, 5세 이후에 발현하면 최대 기대수명이 20세에 불과하다.
유전적 결함으로 NPC 단백질을 생산하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발병한다. 리소좀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원활하게 수송되지 않아 뇌와 각종 세포에 쌓이게 된다.
NPC는 10만명당 한 명 꼴로 발생하며 미국과 유럽에 총 1800여명의 환자가 있다. 현재 승인받은 NPC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리모클로몰은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 HSP) 생성을 증폭시키는 물질로 HSP는 잘못 접힌 단백질의 결함을 복구하고 단백질 덩어리(protein aggregate)를 제거하여 리소좀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서구 제약업계와 주식 전문가들은 이 병의 희귀성과 치료제의 시급함을 감안할 때 충분히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 밖의 FDA 결정에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