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99.17%까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이지현·방철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와 이석준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윤재웅 연구원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피부과 전문의 수준으로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인공지능(AI) 심층학습(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10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집된 아토피피부염 영상 이미지 2만4852장 중 AI 학습용 데이터로 적합한 8000장의 이미지를 구축한 뒤 4개 종류(세부 12개 종류)의 딥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한 결과 피부과 전문의 3명의 진단 결과와 비교해 최고 99.17%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는 EASI(Erythema Area and Severity Index)라는 평가지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병변의 홍반·구진(작은 발진)·긁은 상처·태선화(두껍고 거칠어짐) 등 4개 항목의 중증도를 0~3점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병변의 4개 항목별로 2000장씩 구축된 8000장의 이미지 중 5600장으로 딥러닝을 통해 AI를 학습시킨 뒤 2400장은 확인 및 평가에 사용했다. 딥러닝은 데이터학습을 통해 여러 계층으로 구성된 신경망 구조를 이용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의 한 종류이다.
연구 결과 병변 종류별로 진단의 정확도는 홍반 99.17%·구진 93.17%·긁은 상처 96%·태선화 97.17%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사진의 밝기에 따라 심층신경망의 성능이 달라지는지 테스트한 결과 밝기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돼 사진의 밝기를 변경하는 방식(-80~+80%)으로 데이터를 늘린 뒤 이를 모두 학습시키면 사진 밝기에 따른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추후 심층신경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지현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측정은 환자의 치료 정도를 파악해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필수적이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정확히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체크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의사에 따라 중증도 점수가 일부 차이가 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심층신경망을 이용하면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측정할 수 있어 환자의 맞춤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3월 15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