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상황에서 진단 속도, 정확도 높아 … 기흉, 폐렴 등 10개 질환병변 발병확률과 위치 표시
서울대병원이 ㈜루닛과 함께 개발한 흉부X선 인공지능 진단시스템 “인사이트(Insight)”가 10가지 폐 질환의 병변 위치와 발병률을 예측할만큼 발전했다.
박창민‧남주강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흉부X선 진단시스템 3세대를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새로 개발한 3세대 진단시스템은 흉부X선영상에서 10가지(폐암, 폐결절, 폐결핵, 폐렴, 기흉, 기복증, 종격동비대, 흉수, 폐섬유화, 심장비대) 질환 소견을 찾아낸다. 사실상 대부분의 폐·흉곽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남주강 교수는 “3세대 인공지능 시스템은 10개 병변 각각의 이상소견 위치와 확률을 개별적으로 표기한다”며 “이전 세대 인공지능에서는 구현하지 못한 기술로, 판독문 자동 생성의 길을 연 셈“이라고 밝혔다.
진단시스템의 개발에 환자 10만여 명의 흉부X선 146,717장이 학습됐으며, 레즈넷 기반 콘볼루션 신경망을 응용했다. 특히 인공지능 시스템과 병원의 영상판독/열람 시스템과의 유기적 결합을 시도했다.
이번 연구는 폭넓은 검증을 거쳤다. 2개의 외부 검증 데이터셋을 이용한 검증 결과, 영상판독 전문가 못지않은 진단능력을 보였다. 진단능을 평가하는 AUROC(1에 가까울수록 우수) 측정 결과, 10개 이상소견 전부 0.9~1의 수치를 보였다. AUROC는 양성을 찾아내는 능력(민감도)과 음성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능력(특이도)을 모두 반영하는 지표이다.
단시스템은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전모의판독 실험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보조를 받은 경우, 영상판독 전문가 단독으로 진단할 때보다 진단 정확도가 상승했다. 특히, 기흉·기복증 등 초응급질환은 진단정확도가 29.2%(7/24)에서 70.8%(17/24)까지 대폭 상승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사전에 이상소견을 분석해 빠른 판독이 필요한 상황임을 표시함으로써, 응급 환자에서 환자의 촬영 후 진단까지 소요되는 대기시간이 대폭 감소됐다. 특히 초응급 질환의 경우 소요시간이 80%가량 단축됐다. 전체 판독시간도 줄어, 판독의 효율성과 함께 환자 치료 결과의 극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영상판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할 때 더 정교하면서도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향후 응급상황이나 과중한 판독량에 따른 전문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상판독 시스템과 인공지능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통합됐을 때 판독의 효율이 극대화됨을 실제로 보여주는 연구”라며 “인력대비 검사량이 많아, 촌각을 다투는 응급질환에서 시의적절한 진단이 어려운 한국 의료 현실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대학교병원의 지원으로 시행된 이번 연구는 유럽 호흡기학 최고 권위 학술지 ‘유럽 호흡기 저널 (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