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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키트루다’를 종양변이부담(TMB) 높게 발현된 모든 고형암 치료제로 허가할까?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4-08 17:09:37
  • 수정 2022-05-27 17: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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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26일까지 승인 여부 결정 … MSI-H, dMMR에 이어 2번째 유전자 바이오마커 승인 노려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키트루다는 면역T세포의 PD-1 수용체에 결합해 PD-1을 차단해 암세포의 PD-L1 리간드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암세포는 PD-L1을 T세포의 PD-1 수용체에 도킹시켜 T세포가 암을 살상하려는 시도를 무력화하는데 이를 저지하는 게 키트루다의 핵심 약리작용이다. 

키트루다는 2014년 9월 FDA로부터 악성 흑색종 치료제로 최초로 허가 받은 이후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추가해나가고 있다. 2017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암종에 상관없이 고빈도 현미부수체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또는 DNA복제실수교정결핍(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바이오마커를 가진 가진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된 고형암의 성인 및 소아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암의 발생 부위와 상관없이 바이오마커의 발현 여부를 기준으로 항암제의 적응증을 허가한 첫 사례였다.

이번에는 높은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high, TMB-H)을 목표로 삼았다. TMB는 염기 100만개 당 발생하는 돌연변이 개수로 MSD는 메가베이스당 10개 이상을 고빈도 종양변이부담(TMB-H) 돌연변이로 규정하고 이를 키트루다로 치료할 수 있는 논리도 FDA에 신규 적응증 승인을 요청했다. 

승인 결정 마감일은 신속심사(fast track) 규정에 따라 6월 16일이다. 키트루다는 신속심사,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에 모두 해당하고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PDUFA) 적용을 받아 이처럼 신속하게 허가 여부를 판정받게 된다. FDA는 다른 치료 방법이 없고 TMB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형암 환자에게 단일요법으로 키트루다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적응증 추가 신청은 2상 임상인 키트루다 단독요법 ‘Keynote-158’ 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 연구는 2017년 암 유형에 관계없이 바이오마커(MSI-H 및 dMMR)를 기반으로 최초로 허가된 당시에도 근거로 사용됐다. 

지난해 9월 27일~10월 1일에 열린 2019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Keynote-158 2상 임상에 의하면 TMB가 높은 종양을 가진 사람들이 키트루다에 대한 높은 반응을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도 더 연장됐다. 

이에 따르면 환자 중 99명(13.2%)이 TMB-H였다. MSD는 이들을 11.7개월 동안 추적해 13.1개월 동안 추적한 비 TMB-H 환자 652명과 비교했다. TMB-H 환자의 65.7%가 PD-L1 양성이었고, 14.1%는 MSI-H였다. 

TMB-H군에서 확인된 종양 유형은 소세포폐암(34.3%), 자궁경부암(16.2%), 자궁내막암(15.2%), 항문종양(14.1%) 순으로 많았다. 비 TMB-H 그룹에서 발견된 가장 흔한 종양 유형은 중피종(12.7%), 신경내분비(12.3%), 침샘(12.0%), 자궁내막(10.3%)이었다.
 
전체 반응률(ORR)은 TMB-H 그룹에서 30.3%를 달성했고, 4%의 완전 관해와 26.3% 부분관해를 보였다. 질병의 안정화도 14.1%가 나타냈다. MSI-H 종양을 가진 환자를 제외했을 때 ORR은 TMB-H군에서 27.1%, 비 TMB-H군은 6.7%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년을 넘은 TMB-H군은 26.4%, 비 TMB-H군은 14.1%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2년을 넘은 비율은 각각 18.9%와 6.5%로 차이가 났다. 그러나 생존기간 중앙값은 비 TMB-H군이 14개월, TMB-H군이 11.7개월로 유의성이 없었다.

하지만 2017년과 2019년 사이에 나온 데이터에는 이견이 있다. TMB를 항암제의 효과를 가늠하는 바이오마커로 선정하기에는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는 견해들이다. 즉 TMB의 의미가 부풀려져 있다는 비판이다. 지금까지 암환자가 면역요법에 대한 반응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종양표면의 PD-L1 단백질 개수였는데, 이또한 불완전한 척도다. 머크와 BMS는 염기서열 메가베이스 당 10개의 돌연변이를 컷오프로 정의했는데 이마저도 의학계에서 논쟁이 돼왔다. 

최악의 경우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 및 CTLA-4 억제제 ‘여보이주’ 병용요법을 TMB를 바이오마커로 삼아 폐암치료제로 적응증을 신청했다가 지난해 1월말 신청을 철회했던 일이다. 2018년 BMS는 FDA로부터 심사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추가자료 보완을 요구받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TMB 바이오마커와 관련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그 해 10월 TMB-H나 TMB-L(저빈도 종양변이부담)이나 사망률 감소 효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말았다.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대신 PD-L1 양성 지표로 이 병용요법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승인을 신청했고 결과는 오는 5월 15일 나올 예정이다.  

면역항암제 투여에서 명확한 바이오마커 설정은 절실하다. 초고가의면역항암제가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바이오마커로 환자를 선별하지 않고 투여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 낭비이다. 그러나 바이오마커로서 TMB의 가치를 검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MSD조차 Keynote-021과 Keynote-189 임상을 통해 TMB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에서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생존을 연장하는 상관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의 애널리스트인 바밀 다이반(Vamil Divan)의 2018년 10월 보고서에서 키트루다는 TMB가 높건 낮건 화학요법제와 비교할 때 통계적으로 생존기간 연장의 이점에서 비슷하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4기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PD-L1-억제제인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와 CTLA-4 억제제인 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을 병용 투여했으나 TMB가 높은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지 못했다.
 
이들 2가지 사례는 병용요법제 관련 연구로 TMB가 높은 종양에 대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TMB 바이오마커를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 신청을 FDA가 승인한다면 의미심장한 일이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유전의학 발달이 암치료에서 적용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키트루다가 매출 대기록을 세우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 약은 지난해 1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면역항암제로는 세계 최고였다. 

유전자지표로 승인된 항암제는 MSD ‘키트루다’, 바이엘 ‘비트락비’, 로슈의 ‘로즐리트렉’ 등 3종 

FDA는 2011년 최초의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이며 CTLA-4 억제제인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를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한 데 이어 2014년에는 키트루다를 전이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듬해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전이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의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최초의 PD-L1 억제제인 로슈의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atezolizumab)는 2016년 FDA로부터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또는 비소세포폐암의 치료’로 승인받았다. 두 번째 PD-L1 억제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주’는 2017년 ‘수술 또는 항암치료 이후에도 계속 퍼져가는 중증 방광암의 치료’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얻었다. 

2017년 이후 FDA가 유전자를 바이오마커로 승인한 항암제는 키트루다 포함 총 3가지다. 릴리가 지난해 1월 80억달러에 인수한 록소온콜로지(Loxo Oncology)의 ‘비트락비’(Vitrakvi, 성분명 라로트렉티닙 Larotrectinib)는 2018년 11월 FDA 승인을 받았다. 절제불가능한 전이성 고형암 중 NTRK 유전자융합(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gene fusion)이 있는 종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약은 스탬포드, 록소온콜로지, 바이엘이 공동 개발했으나 지난해 2월 전세계 판권이 바이엘로 넘어갔다.

NTRK 유전자가 인접한 다른 유전자와 섞이게 되는 NTRK 유전자융합은 소아 섬유육아종의 91%이상에서, 갑상선암의 2~12%에서, 아동의 중증 신경교종(high-grade gliomas)의 10%에서 발견된다. 이밖에 육종, 결장암, 교모세포종(glioblastoma), 두경부암, 폐암 등에서 3% 미만으로 나타난다.

2019년에 8월에 FDA 허가를 받은 로슈의 ‘로즐리트렉’(Rozlytrek, 성분명 엔트렉티닙 entrectinib)도 비트락비와 같은 원리로 작용하는 항암제다.

이밖에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Turning Point Therapeutics) 등이 조직(암종)에 구애받지 않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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