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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파킨슨병과 함께 오는 삼킴곤란, 방치하면 폐렴 등 합병증 위험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2-13 17:53:53
  • 수정 2020-02-13 20: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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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성 신경계질환 원인, 작은 숟가락(3cc)에 담긴 물 마시고 사레나 쉰 목소리 없어야 정상
유승동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오래 걸리고, 가래와 기침이 늘거나 발음이 나빠진다면 삼킴곤란을 의심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마 전 뇌졸중을 앓았던 김 모씨(65세·여)는 퇴원 후 음식을 잘 삼킬 수 없어 병원을 다시 찾았다. 목이 아픈 것도 아닌데 물만 마셔도 사레가 걸리고 음식물이 삼켜지지 않아 식사 한번 하기도 어려워졌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삼킴곤란이 온 것이다.
 
음식이나 물을 식도로 잘 넘기기 어려운 증상인 삼킴곤란(연하장애)은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치매, 기타 신경계질환에서 주로 발생한다. 음식을 삼키려 할 때마다 기침을 하거나 식도로 음식물이 넘어가지 않아 흘리는 등 일상에 큰 불편을 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그러다 말겠지하고 방치하면 흡인성 폐렴이나 폐혈증, 영양장애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증상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해 체계적인 재활치료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삼킴곤란, 신경계질환으로 야기되는 연수마비의 일종

음식을 삼키는 과정은 구강-인두-식도 단계로 이뤄진다. 뇌에서 이 부분을 관장하는 연수와 그 주위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식도에 이상이 없더라도 음식이 식도로 잘 넘어가지 않는 삼킴곤란이 발생한다. 연수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마비 증상(연수마비)가 삼킴곤란의 주된 생리적 발생 요인이다. 그 원인질환으로는 뇌졸중, 파킨슨병, 신경근육질환 등 노인성 신경계질환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뇌졸중은 뇌 병변이 한쪽 대뇌반구에서만 발생한 경우 대개 한 달 이내에 연수마비가 어느 정도 회복돼 삼킴곤란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양쪽 대뇌반구나 뇌줄기(뇌간)에 병변이 발생하면 증상도 심하고 회복도 어렵다. 

다음으로 많은 질환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이다. 삼킴반사가 느려지고 이두 연동운동이 감소하며, 호흡과 삼킴의 상호조절이 힘들어진다. 길랭-바레증후군, 중증근무력증 등 신경근육질환에서는 삼킴과 관련된 근육이 약해져서 삼킴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삼킴곤란과 함께 발음에 어려움을 느끼는 발음장애(조음장애)도 연수마비의 대표 증상이다. 구강과 인두의 근육은 서로 유사한 뇌신경 구조물에 의해 지배받기 때문에 발음장애가 생기면 삼킴곤란도 의심해봐야 한다.
 
유승돈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삼킴곤란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흡인성 폐렴·영양실조·탈수 등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되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초 동안 3번 이상 삼킴 가능하면 경미한 증상 

음식물 없이 반복적으로 빨리 침을 삼켜보면 증상의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30초 동안 3번 이상 적절히 삼킬 수 있으면 삼킴곤란이 가볍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작은 숟가락(3cc)에 담은 물을 마시고 사레 증상이 있는지 호흡이 변화되는지 삼킨 후에 쉰 목소리가 나는지를 평가한다. 5초 안에 사레 없이 삼킬 수 있다면 정상이라 할 수 있다.
 
삼킨 후 ‘아’ 소리를 내게 하여 정상적인 목소리나 나오는지 확인하고 호흡에 이상이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삼킴곤란이 의심되면 어느 단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비디오투시삼킴검사를 실시한다. 삼킴곤란 증상이 최근에 갑자기 시작됐다면 뇌졸중이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다. 발생 시기를 알기 어렵고 서서히 진행됐다면 다른 신경계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검사를 통해 어느 단계에서 삼킴곤란이 일어났는지 파악되면 식사와 자세, 재활훈련법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푸딩, 요플레, 걸쭉한 토마토 주스, 밥 등 점도가 다른 음식물을 이용해 먹는 훈련을 하고, 인두 근육을 강화해 음식물의 폐 흡인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하는 삼킴 재활훈련을 한다. 이런 방법에도 폐렴 발생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튜브(일명 콧줄)나 위루관영양(일명 뱃줄)을 이용한 식사를 고려할 수 있다.
 
유승동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뇌졸중으로 인한 삼킴곤란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호전되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한 증상은 삼킴 및 발음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기발견과 폐렴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삼킴검사와 발음평가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오래 걸리고, 가래와 기침이 늘거나 발음이 나빠지는 등 관련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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