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시 소재 글로벌 제약사 인사이트(Incyte)의 JAK1/2 억제제 ‘자카비정’(Jakafi 성분명 룩소리티닙, ruxolitinib)이 아토피성피부염을 앓는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혹은 성인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한 3상 임상에서 피부를 깨끗하게 개선했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간)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3상 임상(True-AD2)에는 아토피성피부염 환자 600여명 이상이 등록했으며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 적합한 환자에게 최소 2년간 진행했다. 인사이트는 향후 학술대회에서 전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분기에는 별도의 아토피성피부염 3상 임상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는 이번 결과에 힘입어 자카비가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매진할 전망이다. 자카비는 미국에서 골수질환인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골수섬유증(myelofibrosis),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GVSD) 등 3가지 적응증에 대한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상태다. 국내서는 골수섬유증, 진성다혈구증으로만 허가가 나 있다.
자카비는 작년 5월 만성이식편대숙주병(chronic graft-versus-host-disease, cGVHD)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함으로써 아토피성피부염으로 적응증을 확대하지 않아도 꾸준히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임을 입증했다. 자카비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 GVHD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치료제로서 최초로 FDA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자카비는 FDA가 새로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기 위해 심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GVHD 적응증 승인이 예상보다 3개월 지연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현재 아토피 시장은 최초의 아토피성피부염 치료제인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인터루킨-4(IL-4) 및 인터루킨-13(IL-13) 억제제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듀필루맙, dupilumab)가 장악하고 있다.
같은 날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세에서 11세 사이 아토피성피부염을 앓는 아동의 치료제로 듀피젠트의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허가했다. 듀피젠트가 허가 될 경우 소아에게 사용되는 최초의 생물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리제네론 측은 말했다.
인사이트는 자카비 외에 릴리와 공동 개발한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을 통해 아토피성피부염에 주력하고 있다. 인사이트는 올루미언트의 1mg·2mg·4mg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 연구한 Breeze-AD4 임상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 중 올루미언트 4mg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사이클로스포린에도 증상이 억제되지 않는 아토피성피부염 환자에서 16주 후 표준치료제인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opical corticosteroids) 대비 증상을 크게 감소시켰다.
올루미언트의 아토피성피부염 적응증 확대는 유럽에서 검토 중이며 인사이트와 릴리는 올해 미국과 일본에 승인을 요청할 전망이다. Breeze-AD4의 전체 연구 결과도 다가오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2018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올루미언트는 안전성 문제로 말이 많았다. FDA는 감염, 악성종양, 혈전증 등 위험요인을 이유로 올루미언트 복용량 2mg에 블랙박스 경고문을 붙였으며 더 높은 용량인 4mg은 불명확한 안전성과 효능성으로 인해 자문위원회 투표 결과 승인이 거절됐다.
인사이트는 자카비의 2019년 전체 매출을 15억8000만~16억5000만달러로 내다봤으며 2027년 이내에 매출이 정점에 이르러 최고 25억~3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