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는 남성은 50대, 여성은 40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진료인원 중 50대가 1만9793명(2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1만5256명(20.4%), 60대 1만3986명(18.7%), 30대 9201명(12.3%)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은 40대가 22.8%(3883명), 남성은 50대가 28.2%(1만6269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14년에 비해 5년간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는 연간 1.03% 줄었다. 2014년에는 7만7869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7만4702명이었다.
또 남성은 5만7692명(77.2%)으로 여성 1만7010명(22.8%)에 비해 약 3.4배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덕종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올 사용장애가 많은 것은 대부분의 인종 및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실제로 중독되는 뇌로 진행되는 과정에 연관된 신경전달 물질 수용체가 남성이 여성보다 활성화돼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의 알코올 사용에 보다 관대한 문화, 남성이 음주 등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환경적 요인, 임신·양육 과정 등에서 여성이 금주를 하게 되는 상황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여성의 알코올 사용장애가 적은 비중을 차지하더라도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환된 여성의 임상 양상이 더 심각한 경우도 많다. 여성의 경우 술을 분해시키는 효소가 남성보다 적고 체내 지방조직에 비해 알코올을 희석할 수 있는 수분의 비중은 적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같은 양과 패턴으로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혈액을 통해 전달되는 알코올의 독성은 여성에서 더 높다”며 “이로 인해 간질환, 위장 장애, 심근병 등의 신체적 질환의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알코올 사용 장애로 진료를 받는 연령이 50~60대가 많은 것은 과다한 알코올 사용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들이 환자의 건강 및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게 발현되는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알코올로 인해 신체 및 뇌 건강에 끼치는 해로움은 점차 축적이 돼 우리의 몸이 이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 알코올은 뇌기능을 떨어뜨려서 충동성을 높이고 통제력을 낮아지게 만들어 행동문제를 유발하며, 집중력 및 인지기능 발휘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50~60대가 되면 알코올성 치매를 걱정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이 교수는 “알코올 사용장애는 만성적인 뇌의 질환”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알코올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뇌기능의 저하와 알코올에 대한 뇌의 의존성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사용장애를 치료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많은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단주보다 절주를 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것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 알코올 사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인지적 왜곡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알코올 사용장애를 치료하려면 뇌에 강화돼 있는 중독회로를 약화시키고 뇌기능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며 “이는 단주를 수개월 유지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를 위해 단주를 시작하면 환자들은 불안 불면 자율신경계 항진 등 금단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안정제 투약을 하게 된다.
또 신체와 뇌 회복을 위해 고농도 비타민이 함축된 수액치료를 병행한다. 이 해독과정이 끝나면 금주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술에 대한 갈망을 줄일 수 있는 약물을 투약하게 된다. 또 면담과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과도한 알코올 사용을 초래한 인지 왜곡을 교정하고 정서적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시키고 알코올에 의존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진행한다.
알코올 사용장애를 겪지 않으려면 스트레스 해소법을 음주가 아닌 다른 방법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잘못된 알코올 사용으로 인해 뇌의 변화가 생긴 질환이다. 폭음을 하는 것은 뇌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잘못된 음주 습관이다. 폭음에 필름이 자주 끊기는 것은 뇌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신호다.
또 음주를 하면서 식사를 잘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뇌 건강에 꼭 필요한 영양 결핍으로 이어져 알코올 중독을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 혼자 술을 마시는 것, 술을 마셔서 잠을 청하는 습관도 알코올 사용에 통제력 발휘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자제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