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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고함치고 과격행동, 치매·파킨슨 전조증상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3-14 23:27:55
  • 수정 2020-09-21 18: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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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73.5%, 신경퇴행질환 …정기영 서울대 교수, 아시아 유일 공동연구 참여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포함한 북미·유럽 공동연구팀은 자면서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가 파킨슨병·치매 등 신경퇴행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렘수면은 몸은 잠들었지만 뇌는 깨어 있는 상태로 대부분 이 단계에서 꿈을 꾼다. 렘수면일 땐 근육이 이완돼 움직이지 않는 게 정상이다. 반면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긴장돼 꿈 속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기 때문에 외상이 빈번하다. 전체 유병률은 약 0.38~0.5%, 국내 노인 유병률은 2.01%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로 확진된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280명을 추적 관찰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66.3세엿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최소 4.6년, 최장 19년이었다. 치매와 파킨슨증 발생률 및 신경퇴행질환 위험도 예측은 각각 ‘카플란-마이어’와 ‘콕스 비례위험’ 분석을 통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연간 약 6.3%, 12년 후에는 무려 73.5%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이행됐다. 신경퇴행질환 위험요인은 운동검사이상, 후각이상, 경도인지장애, 발기장애, 운동 증상, 도파민운반체 영상 이상, 색각이상, 변비, 렘수면무긴장증 소실, 나이 등이었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 루이소체치매, 다계통위축증 등 신경퇴행질환의 전단계로 여겨진다. 즉 이 질환으로 진단됐을 때 신경퇴행질환으로의 이행률과 진행 예측인자를 정확히 추정하면 신경보호를 위한 치료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신경퇴행질환처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도 완치 가능한 약제가 없어 조기진단이 꼭 치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진행을 늦추는 데에는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병위험이 큰 환자를 예측해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환자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정기영 교수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이행될 수 있음을 다기관 장기추적으로 밝힌 첫 연구”라며 “추가적으로 신경퇴행질환의 다양한 위험인자들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인 환자의 데이터도 같은 양상으로 확인된 게 이번 연구의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엔 전세계 11개국, 24개 센터가 참여했으며 아시아에선 정 교수가 유일하게 공동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인 ‘브레인(Br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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