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심각한 임신 중 구역 및 구토 증상은 ‘임신오조(hyperemesis gravidarum)’라고 표현한다. 임신 오조 발생률은 전체 임신의 0.5~2%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진단기준은 다른 원인이 없는 지속적인 구토, 임신 전 체중의 5% 감소 등이며 갑상선 및 간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기간의 중증 입덧은 태아의 성장발육을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태아의 건강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찬희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입덧이 가라앉는 임신 12주 정도에는 태아가 몸무게가 30~40g에 불과해 모체에 축적된 영양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임신부의 입덧이 장기간 지속돼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면 태아의 영양 상태까지 불량해져 성장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정열 교수는 “일반적으로 입덧은 건강한 임신을 의미하지만 중증 입덧은 영양상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엽산제 복용 등을 방해해 기형아 및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태아기의 영향 불균형은 성인기 당뇨병과 신경 및 정신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입덧이 심하면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덧을 할 땐 영양이나 식사시간 등을 걱정하지 말고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을 만큼 먹으면 된다. 입덧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입덧 기간 중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으므로 입맛 당기는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다. 아침에 일어난 뒤 공복 상태일 때 입덧이 심해지므로 간단한 크래커나 카스텔라 등을 먹도록 한다. 냄새가 싫어 음식을 가까이 하지 못할 경우 더운 음식보다 찬 음식이 냄새가 적어 한결 먹기 편하다.
비타민B6가 다량 함유된 녹황색야채와 대두를 충분히 섭취하면 자율신경 조절에 도움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활성화돼 구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비타민B12 함량이 많은 돼지고기, 쇠고기, 어패류 등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입덧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피리독신과? 독시라민이 포함된 입덧 약을 복용하는 게 도움된다.